[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스위스 최대 규모 금융기업인 UBS가 위기에 빠진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를 위한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주말 사이 스위스 연방정부는 CS 운명을 결정하기 위한 위기관리 회의를 소집했고, UBS와 CS도 각각 긴급이사회를 여는 등 늦어도 19일(현지시간)에는 결론을 낼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이 18일 보도했다.
| 스위스 취리리의 한 건물에 크레디트스위스와 UBS의 간판이 걸려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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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연방정부 내각은 CS의 매각과 관련해 18일 위기관리 회의를 소집했고 UBS와 CS가 각각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늦어도 19일 저녁에는 두 은행간 거래와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스위스 정부가 이 협상을 신속하기 진행하기 위한 긴급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파를 막기 위해 미국 당국 역시 UBS의 스위스크레디트 인수협상을 타결짓기 위해 스위스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UBS의 CS 인수가 이뤄질 경우, UBS는 CS의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하거나 매각하고 자산관리부문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이치뱅크나 다른 금융회사들도 UBS의 인수 이후 매력적인 자산이 경매에 부쳐질 가능성을 대비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산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UBS가 CS를 인수하는 조건의 일부로 60억달러(약 7조9000억 달러) 규모의 정부 지급보증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CS의 일부 사업부문을 축소하는 비용과 소송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소식통은 로이터에 “CS의 신뢰위기를 해소하려는 이번 협상이 상당한 장애물에 마주쳤다”면서 “만약 UBS와 CS가 합병한다면 1만명의 일자리가 감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67년 전통의 CS는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고객 예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갔고,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스위스 국립은행(SNB)는 16일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발빠른 진화에 나서고 있다. 세계 9대 투자은행(IB)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덩치가 큰 CS가 무너질 경우 글로벌 금융 시스템 리스크 위기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UBS와 CS의 시가총액은 각각 650억달러(85조원), 80억달러(10조원)이다. 지난해 UBS는 76억 달러(9조9천억원)의 순이익을, CS는 79억 달러(10조 원)의 순손실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