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보릿고개 못 버텨”…매물로 나오는 중소·신생 VC

[부익부 빈익빈 VC]②
‘2021년 설립’ NPX벤처스 20억원에 매각
신규 VC 설립도 급감…지난해 19곳 그쳐
유동성 감소에 펀드레이징 난항…실적도 악화
  • 등록 2024-08-01 오전 9:30:00

    수정 2024-08-01 오전 10:47:09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벤처투자 혹한기는 중소·신생 벤처캐피탈(VC)에 더 큰 상흔을 남기고 있다. 고금리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대부분의 기관투자자(LP) 자금이 대형 VC로 집중되면서다. 새롭게 업권에 진출하는 신규 VC 수도 감소세에 접어든 가운데, 경영난이 가중되며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경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매물로 나온 NPX벤처스가 김세연 전 UTC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이끄는 G&P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됐다. 매각가는 지분 100% 기준 20억원이다. NPX벤처스는 창업가 출신 투자자이자 배우 클라라의 남편으로도 알려진 사무엘 황 대표가 지난 2021년 10월 자본금 20억원으로 설립한 창업투자회사(창투사)다.

NPX벤처스의 균열은 설립 1년 후부터 감지됐다. 2022년 자본잠식 사유가 발생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으면서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에 따르면 창업투자회사는 설립 후 1년 이상 정당한 사유 없이 벤처기업 투자를 진행하지 않을 시 주무 부처인 중소기업벤처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게 된다.

당시 NPX벤처스와 함께 시정명령을 받은 5개 VC는 이듬해 자본잠식 사유를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NPX벤처스는 그렇지 못했다. 올해도 NPX벤처스는 △네오인사이트벤처스 △오라클벤처투자 △더시드인베스트먼트 △도원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자본잠식 VC’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재무 건전성 악화가 가중되며 결국 경영권 매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난에 매물로 나오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최근 운용자산(AUM) 2000억원 규모의 VC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루트벤처스·IDG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랜드벤처스·예원파트너스 등은 올해 상반기 중 VC 면허를 반납했다. 투자 혹한기가 길어지면서 어렵게 얻은 라이선스를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신규 등록 VC 수도 급감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창투사 라이선스를 신규 발급받은 VC는 5곳에 그친다. 신설 VC는 △2020년 20곳 △2021년 38곳 △2022년 42곳으로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다 지난해(19곳)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VC는 신규 펀드를 조성해 펀드 관리·성과 보수를 통해 실적을 쌓지만,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펀드 레이징 자체가 쉽지 않다”며 “신생 VC들의 경우 모태펀드 루키 리그 등 정책자금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경쟁도 그만큼 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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