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4개월째 증가…연수출 역대최대 ‘눈앞’(종합)

11월 564억달러 수출…1.4%↑
재작년 수출 신기록 갱신할듯
반도체 11월 최대…車는 부진
무역수지도 3년만에 흑자전환
수출 증가세는 4개월째 둔화
트럼프 불확실성 속 불안감↑
  • 등록 2024-12-01 오전 10:17:33

    수정 2024-12-01 오전 10:17:33

[이데일리 김형욱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14개월째 전년대비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현 추세라면 연간 수출도 재작년의 역대최대 실적을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자동차와 석유제품 수출 증가 흐름이 꺾이면서 수출 증가율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에 선박·컴퓨터·바이오 ‘선전’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11월 수출액이 563억 5000만달러(약 78조 7000억원·통관기준 잠정)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이후 14개월 연속 전년대비 증가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2022년 6836억달러로 연간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으나 그해 하반기 시작된 약 1년여의 반도체 경기둔화 여파로 부진하다가 그해 말 반등해 현재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달에도 11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전년대비 30.8% 늘어난 125억달러였다. 선박(25억달러·70.8%)과 컴퓨터 및 주변기기(14억달러·122.3%↑), 바이오헬스(14억달러·19.6%↑) 분야의 수출도 큰 폭 늘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으로도 재작년의 역대최대 수출 실적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1~11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대비 8.3% 늘어난 6222억달러로 이미 부진했던 지난해 수출액(6322억달러)에 육박했고, 현 추세를 이어간다면 재작년 실적(6836억달러)도 살짝 웃돌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5일 올해 연간 수출액을 6855억달러로 전망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무역수지도 1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11월 한 달 새 56억달러의 흑자를 적립하며 연간 누적 흑자액이 452억달러로 불어났다. 11월 수입액은 507억달러로 전년대비 2.4% 줄었다. 원유, 가스 등 국제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 흐름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연간 수입액도 전년대비 2.1% 줄어든 5770억달러다. 이대로면 2022년 에너지 위기가 불거진 이후 3년 만에 연간 무역수지도 흑자 전환한다.

트럼프 불확실성 속 증가 흐름은 꺾여

그러나 수출 증가율은 4개월째 줄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에 이르렀다. 수출 증가 흐름이 꺾이는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방증이다.

특히 앞선 2년간 반도체와 1위 경쟁을 벌인 2대 수출품목 자동차 수출 둔화세가 두드러진다. 지난달에도 전년대비 13.6% 줄어든 56억달러 수출에 그쳤다. 팬데믹 이후의 대기 수요 호재가 사라진 가운데, 월초 현대차·기아 부품 공급사 현대트랜시스의 파업으로 완성차 생산에 일부 차질을 빚었다. 또 월말엔 기상악화로 수출 차량 선적이 지연되기도 했다. 석유제품(38억달러·18.7%↓)과 석유화학(36억달러·5.6%↓)도 국제유가 하향 안정 흐름 속 수출 부진 흐름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공화당 하원 컨퍼런스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양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미국 모두 부진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113억달러로 전년대비 0.6% 줄었고 대미 수출도 104억달러로 전년대비 5.1% 줄었다. 아세안과 유럽연합(EU), 중동, 중남미, CIS 지역 수출 증가로 전체 수출은 늘었으나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요 수출지역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모습이다.

정부와 전문가는 내년 1월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과 함께 앞서 예고한 대로 전 세계를 상대로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보호주의 통상정책을 추진한다면, 우리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도 내년 수출액을 올해보다 2.2% 늘어난 7002억달러로 전망했으나 트럼프 변수가 수출은 물론 우리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과 함께 앞서 예고한 관세 부과 정책을 바로 추진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트럼프 취임 전까진 일시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 증가에 따른 우리의 대중국 중간재 수입이 늘어날 수 있으나 관세 인상 후에는 우리 수출이 확 꺾였다가 추후 반등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도 이 같은 수출산업계 불안을 고려해 월초부터 수출 현장을 점검하고 주요국 상무관 및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해외무역관과 함께 맞춤형 기업 지원 전략을 추진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기상 악화 등 예상치 못한 부정적 요인에도 주력 품목 호조에 힘입어 14개월 연속 수출 증가와 18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기업의 수출 불확실성은 줄이고 기회요인을 살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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