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한국 증시가 미국·유럽 은행권 위기 영향권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동시에 경기 및 기업 실적 펀더멘털 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국면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주간 코스피 예상 레인지는 2370~2470포인트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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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7일 “24일 미국 증시는 도이체방크 위기설 부각에 따른 유럽 증시 급락에도 위기가 전이될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인식하면서 전약후강 장세를 연출하며 상승마감했다”며 “크레디트스위스(CS)발 유럽 은행권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 위기설의 중심에 있던 도이체방크의 CDS프리미엄 폭등이 이들 은행의 파산 우려를 유발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최근 UBS가 CS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신종자본증권인 AT1 채권(코코본드) 전액이 상각 처리된 이후 도이체방크의 AT1 채권도 추후 문제 발생 시 전액 상각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초래한다고 봤다.
다만 위기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인식이다. 한 연구원은 “도이체방크는 과거 3년 간 인력 20% 감축, 주식 세일즈 및 트레이딩 사업 철수 등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2022년 56억6000유로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80억달러 손실을 낸 CS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재정건전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라며 “나아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유로존 은행들은 회복력이 있으며 필요 시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한 점도 도이체방크 등 여타 유럽 은행권들의 위기 전이 가능성을 축소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정책 결정자들의 발언도 미국 중소형 은행권들의 우려를 한층 덜어준다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금융 불안정 출연 시 전액 예금자 보호 확대를 사용할 수 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 은행은 탄탄하기에 위기가 곧 해결될 것(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3월 인상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으나 은행시스템이 건전하다는 명확한 신호가 존재한다(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이는 시장참여자들로 하여금 최근 중소형 은행권 위기가 시스템리스크 등 최악으로 치닫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상당 부분 덜어주면서 증시에 하방 경직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선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미국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등 주요 지표 결과가 중요할 것으로 봤다.
한 연구원은 “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주들의 주가 상단이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28일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실적 및 가이던스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마이크론 실적은 추후 국내 반도체주들의 주가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을뿐 아니라 코스피 지수 상단에도 유의미한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해당 실적 결과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라고 했다.
최근 국내 대장주이자 주도주로 부상하는 2차전지 업종의 경우, 주중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 세부안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