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다우지수가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대적으로 온화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스콧 베센트 헤지펀드 키스퀘어 창업자가 재무장관이 지명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고 미국 경제를 지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9% 오른 4만4736.57에 거래를 마쳤다.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0% 상승한 5987.37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27% 오른 1만9054.83에 거래를 마쳤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1.7%가까이 상승하며 2021년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가 주식 시장을 지탱할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베센트 지명자가 관세나 환율제재를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이끌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큰 반면 상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하워드 러트닉 지명자는 실제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쪽에 초점을 잡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베센트 지명자가 트럼프의 고율 관세 정책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고율 관세정책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와 달러가치가 그간 치솟았는데, 만약 베센트 지명자가 견제한다면 다시 안정화될 수 있다.
실제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오후 4시기준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14.5bp 빠진 4.265%를 기록 중이다. 반면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bp만 빠지면서 4.269%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장단기물 역전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통상 장기 국채금리는 투자자들이 장기간 국채 보유에 따른 ‘프리미엄’을 요구하면서 단기물보다 금리가 높은 게 정상이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4.18% 급락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새로운 반도체 관련 수출 제한 조처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게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2일 미국 상공회의소가 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인용해 추가 규제 도입으로 중국 반도체 기업 최다 200곳이 ‘무역 제한 목록’(trade restriction list)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이 목록에 등재되면 미국 기업들이 이들과 거래가 끊긴다.
테슬라 주가는 3.96% 급락했다. 이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블룸버그 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전기차 연방보조금을 폐지할 경우 전기차 구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