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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연구원은 “삼성이 오는 2026년 테일러 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그때는 한국 정치 상황도 안정화될 것”이라며 “삼성이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한국 대통령도 초대할 정도로 행사를 크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약 370억 달러를 들여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파운드리 공장 두 곳과 첨단기술 연구개발(R&D) 시설을 짓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각국의 이른바 ‘조공’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공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지난 미중 무역 갈등에서 결국 중국이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2000억 달러를 추가 구매하기로 미·중 무역 협상을 맺은 바 있다”며 “이건 일종의 조공이다. 트럼프 1기를 겪었기 때문에 2기에서는 이와 같은 조공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공언해온 것처럼 중국에 관세 60%를 부과하리라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미중 무역협정에서 2000억 달러를 수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60%밖에 지키지 않았다”며 “중국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고 각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더욱 노골적이고 강력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더욱 강력해짐에 따라 동맹국에도 같은 수준의 제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정부에서도 미국은 ‘수출 통제’를 무기로 중국 반도체를 제재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트럼프 정부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공 연구원은 “수출 통제가 무기화됐다. 트럼프는 동맹국에도 수출통제를 요구하고, 한국과 협상할 때도 미국 상무부는 수출통제를 무기로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기술과 지식재산권(IP)이 사용됐다면 수출통제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원전이나 방산, 반도체 모두 해당하는 얘기”라며 “트럼프는 한국과의 관세 등 협상에서 이를 무기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일부는 수출 통제를 쉽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며 “한국이 그동안 얼마나 투자했는지 등을 미국이 고려하진 않는다. 수출 통제라는 무기는 엄청난 힘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네덜란드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수출통제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며 “네덜란드 정부는 이런 역학관계를 빠르게 인식하고 결정한 것으로, 손해 볼 건 빨리 손해 보고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의 장비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도입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해 협조를 하며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려는 조치다. 공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이 결정되면서 이미 결말은 정해졌다”며 “중국에서 버티면 버틸수록 손해만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 공 선임연구원은…
2004~2013년 미국 의회 상원에서 3명의 공화당 의원을 보좌했다.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의 상원의원 시절 정책실장, 리처드 루거 전 상원 외교위원장 정무보좌관, 미국 상공회의소 국제본부 이사 등을 지낸 한국계 미국 정치 전문가다. 현재 미국 싱크탱크인 루거센터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