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②'적과의 동침도 OK' 필립모리스 손잡고 해외공략

치열하게 경쟁하던 KT&G-PMI, '릴' 글로벌 유통계약 맺어
러시아 이어 우크라이나서도 판매 개시
  • 등록 2020-09-10 오전 4:00:00

    수정 2020-09-10 오전 4:00:00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혁신성과 파괴력을 인정한 곳은 다름 아닌 글로벌 1위 담배기업 필립모리스였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로 누구보다 먼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개척했다. 그럼에도 후발주자이자 국내 1위인 KT&G를 글로벌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확대하는 큰 그림의 파트너로 삼았다.

지난해 3월 열린 미국 ‘2019 면세 박람회(2019 Duty Free & Travel Retail Summit)’에서 해외바이어들이 KT&G의 전자담배 ‘릴(lil)’을 살펴 보고있다. (사진=KT&G)
지난 1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와 KT&G는 깜짝발표로 국내는 물론 세계 담배업계를 놀라게 했다. 릴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PMI가 릴을 전세계에 유통한다는 내용이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양사의 수장이 손을 맞잡은 모습을 주목했다.

결과적으로 양사의 계약은 ‘윈윈’이었다. KT&G는 지난해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담배 산업 박람회(2019 Intertabac Exhibition)’에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릴을 선보인 바 있다. 수출·유통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KT&G는 PMI의 전 세계 유통망을 활용해 독자 진출로 인한 위험을 줄이고 릴 브랜드의 해외진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PMI 입장에서도 아이코스에 더해 릴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루 갖추게 됐다.

KT&G와 PMI는 계약 체결 이후 7개월만에 첫 결실을 맺었다. 지난 8월 KT&G는 PMI 유통망을 이용해 러시아 시장에 ‘릴 솔리드’와 전용 카트리지 ‘핏’을 선보였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전자담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지역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러시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3억8730만달러로 전년 대비 6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 7일엔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출시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출시 이후 불과 3주만이다. 인구 4200만명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전자담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나라다.

KT&G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전자담배 사업 외연을 확장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백복인 KT&G 사장은 “PMI와의 전략적 제휴로 KT&G의 브랜드 경쟁력과 혁신적인 제품개발 능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PMI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자원과 지식, 거대한 유통 마케팅 인프라를 활용함으로써 해외 시장 고객들에게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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