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국내 증시는 당분간 미국·유럽 은행주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은행권 위기 이후 거론되는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악화를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SK증권은 지난 주 글로벌 증시는 미국·유럽 은행주 뉴스흐름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소화하며 대부분 상승세를 보인 점을 짚었다. 각국 중앙은행들과 정부 인사들은 대부분 계속되는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의회 증언에서 모든 예금을 보장하는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발언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던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하루 만에 필요하다면 예금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수습했다.
또 스위스 대형 투자은행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가 신속하게 이뤄지며 잠잠해지는 듯했던 유럽 은행 위기설은 도이치뱅크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급등으로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이 시장 우호적 발언을 내며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코스피는 글로벌 투자심리 회복에 힘입어 2400선을 회복했다. 4주 연속 순매도하던 외국인은 순매수 반전했고, 기관도 3주 연속 순매수했다. 증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지표들은 대부분 금요일 국내 증시 종료 이후에 발표되어 있는 만큼 지수 전체로는 상하단 모두 제한, 업종·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예상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의 관심사는 은행권 위기와 관련돼 다음에 터질 수 있는 곳이 어디인가를 찾는 것에 쏠려 있다”며 “최근 거론되는 곳은 상업용 부동산 쪽인데, 해당 부분에서 문제가 터지지 않더라도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심리이고, 해당 섹터에서의 자금 조달 등 금융 여건이 앞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는 31일 발표 예정된 유로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미국 2월 개인소비지출(PCE) 결과를 주목했다. 조 연구원은 “최근 미국·유럽 은행주 문제에도 미국, 유로존, 영국, 스위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스탠스를 유지하며 여전히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물가 상승률 하향 안정화 확인 전까지 중앙은행들은 긴축 기조와 취약점에 대한 보완책 고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8일(한국시간 29일 새벽)에는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조 연구원은 “컨퍼런스 콜에서 추가적인 감산 언급 등이 나올 가능성 있다”며 “해당 이슈는 한국 반도체 업종에도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