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회사채 만기 역대 최대…발행 쏟아지나

[연말 회사채시장 찬바람]
오는 1~2월 15조원 규모 회사채 만기 도래 앞둬
2022년 짧은 만기 회사채 발행 크게 증가했기 때문
“회사채 자금 조달 내년 1~2월로 이연될 것”
  • 등록 2023-11-21 오전 7:47:55

    수정 2023-11-21 오전 6:48:00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내년 역대 최대 70조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도래를 앞두고 발행 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올해 4분기 회사채 순발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연초효과로 인해 1~2월 발행이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일반사채 기준)는 △11월 3조2650억원 △12월 1조6820억원 등이다. 이후 내년 △1월 7조380억원 △2월 8조5380억원 △3월 4조8160억원 등으로 돌아오는 1~2월에만 15조원이 넘는 규모의 회사채 만기 도래 물량이 집중돼 있다.

특히 2024년에는 올해(59조원) 대비 11조원이 증가한 70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22년 급격한 금리 상승과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2년 이내 짧은 만기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4년 회사채 만기 물량에 대한 차환 목적으로 발행이 증가하고,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금리가 크게 하락할 때 발행 만기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원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때문에 (회사채 발행을) 못했으며, 올해 1~2월 불안한 마음에 미리 회사채를 많이 찍어 냈다”며 “이와 마찬가지로 올해 3~4분기에 필요했던 자금 조달이 내년 1~2월로 이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말에는 기관투자자도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고, 발행사 입장에서도 연간 계획 등의 이유로 연말에 발행 일정 잡기가 쉽지 않다”면서 “발행사 쪽에서 연초로 발행을 미루는 분위기가 강해 올해처럼 연초에 회사채 발행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올해 초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등 정책자금이 채권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유례없는 연초효과를 만들어 냈다. 통상 회사채는 채권 수급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채안펀드가 회사채 수요예측에 적극 입찰하면서 자금 집행을 미뤄왔던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효과가 발생하면서다.

또 연초 본격적인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 -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축소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채권시장 자금이 재유입되면서 기관들의 북빌딩(수요예측)으로 인해 크레딧 채권 순매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크레딧 스프레드는 80.3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달 초 83.5bp까지 상승했었으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채 금리 레벨이 추세적으로 낮아지면서 소폭 하락했다. 크레딧 스프레드의 축소는 통상 기업의 신용 위험이 작아졌다는 걸 의미하며,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크레딧 스프레드의 축소 흐름은 내년 회사채 수요예측과 함께 가시화될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연초 회사채 시장 특성상 발행이 많으면 수요예측 오버부킹으로 민평금리 하락이 가파르게 나타난다. 연초 기관 자금 집행, 퇴직연금 자금 유입과 함께 회사채 발행시장을 중심으로 1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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