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3일(현지시간) 인질 2명을 추가로 석방했다. 인질을 하나둘씩 석방하면서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을 늦추고 연료 공급 등 협상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을 위한 외교적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선(先) 석방 후(後) 휴전 논의’ 방침을 밝혔다.
| 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있는 UN운영학교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식사 배급을 받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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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카타르·이집트의 중재에 따라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미국인 인질 2명을 석방한 데 이어 사흘 만이다.
석방자는 가자지구 인근 니르 오즈 키부츠 이스라엘 주민인 누릿 쿠퍼(79), 요체베드 리프시츠(85)다. 이슬람권의 적십자사인 적신월사가 이들을 가자지구에서 데리고 나와 이집트 라파 검문소에서 이집트 측에 인계했다. 다만 두 여성의 남편들은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다.
하마스는 “인도적인 이유와 함께 이들이 건강이 좋지 않아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적군(이스라엘)이 지난 금요일부터 이들의 인수를 거부했다”며 “중재자들과 합의한 절차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가 인질 2명을 추가로 석방하면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은 220명으로 추산된다.
하마스가 인질을 추가로 석방하면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시점이 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마스 역시 인질을 하나둘씩 석방하면서 지상군 투입을 늦추는 동시에 가자지구 내 연료를 공급받는 등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을 위한 전세계의 외교적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임시 휴전 가능성에 대해 ‘선(先) 석방 후(後) 휴전 논의’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자신의 경제정책인 이른바 ‘바이드노믹스’ 성과 연설 직후 임시 휴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인질들이 풀려나야 한다”며 “그리고 나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