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업무 현장 대부분은 MS, 어도비 같은 미국 IT기업제품들이 장악했다. 그나마 실생활의 중심에는 네이버, 카카오톡, 쿠팡, 카카오T, 카카오뱅크, 토스, 핀다, 알약 등 토종 플랫폼들이 해당 영역에서 해외기업에 맞서 국내시장을 힘겹게 지켜내고 있다. 전세계에서 자국 플랫폼이 국내시장을 지켜내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그런데도 정부나 정치권은 구한말 동학혁명 당시 일본군과 관군이 힘을 합쳐 동학군을 토벌했던 것처럼 국내 토종 플랫폼 기업들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다. 미국 중심의 거대인공지능 모델이 우리들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지금 이런 행태가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힘들게 자국 기업들이 지키고 있는 시장이 바로 검색 플랫폼과 생활 밀착형 플랫폼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서비스들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런 회사들에 대해서 정치권이나 정부가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군기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유럽은 이런 미국기업들에 맞서 자국 플랫폼을 보호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인공지능의 진화속도는 빨라도 너무 빠르다. 이런 폭풍 같은 변화의 중심에 대한민국 기업이 맞서 버텨낼 수 있을까. 정치를 보면 ‘아니다’라는 답이 절로 나온다. 이런 급변의 시대상황에서 정치의 눈치를 보며 생존까지 걱정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임원들이 사법기관에 끌려다니느라 미래의 비전은 논의 테이블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몰지각한 정치권은 미래까지 가두려 하고 있다. 대표적인 족쇄가 바로 공정위의 ‘플랫폼 경쟁촉진법’이다. 명칭만 보면 그럴듯 하지만 해당업계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족쇄법’이라고비판한다.
공정위가 대표적 폐해로 꼽은 사례는 카카오택시다.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택시를 우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건은 전문가들이 17억건의 콜 데이터를 6개월 동안 전수분석해 차별이 없었다고 결론냈던 사안이다. 오죽하면 5000여명의 기사들이 가입한 한티협에서 “최소한의 지식도 없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며 공정위가 오히려 불공정한 세상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겠는가.
‘넘버3’라는 영화에서 송강호는 현정화가 아니라 임춘애라고 틀린 부분을 바로 잡은 부하를 두들겨 패며 이런 말을 한다. “내가 현정화라면 현정화야. 토다는 건 배신이야. 배신” 그 대사가 지금의 상황과 오버랩되는 건 왜일까.
임춘애가 현정화가 아닌 것처럼 ‘플랫폼 경쟁촉진법’은 경쟁을 촉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플랫폼을 망치는 법이다. 이 법 때문에 대한민국 토종 플랫폼이 망가지고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인지 되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