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졌던 2010년 이후 ‘나홀로 성장’을 거듭한 제주도 부동산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과 너무 오른 가격 탓에 조정을 거칠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금까지 제주도 부동산시장은 그야말로 ‘이 보다 더 좋은 순 없는’ 상황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내륙은 2013년까지 5년여간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지만, 제주도는 2008~2009년 단 두해만 잠시 어려웠다가 2010년 이후 회복세로 돌아섰다.
관광산업 활성화가 큰 역할을 했다.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2010년 758만명으로 처음으로 700만명을 돌파한 이후 2014년 1250만명으로 매년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9월까지 1001만명이 제주도를 찾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증가세라면 올해 제주도 관광객 수가 13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관광객 증가는 곧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주변 상권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을 들썩이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로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역시 부동산시장에 호재다. 제주도 인구는 내·외국인 합쳐 2009년 56만 7900명에서 올해 10월 63만 8400명으로 6년 새 12.4%(7만 500명) 늘었다. 농촌 인구가 점점 줄고 있는 타지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사람이 많아지면 그만큼 부동산 수요가 늘게 되고 집값·땅값도 오르게 마련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제주도 아파트값은 2009년 3.3㎡당 429만원에서 올해 10월 말 633만원으로 47.6% 올랐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제주도가 세계적인 관광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경제 성장과 함께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짧은 기간에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자칫 상투를 쥘 수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이동현 하나은행 행복한부동산센터장은 “중요한 것은 ‘묻지마식 투자’는 삼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제주도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기대 가치를 낮추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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