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내 완성차업계 중견 3사로 통하는 GM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이하 KGM), 르노코리아자동차 일명 ‘르케쉐’가 올해 모두 연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KGM이 올해 흑자를 낼 경우 2016년 이후 무려 7년 연속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으로 앞으로 전동화 전략에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GM한국사업장과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르노코리아 역시 국내 시장 대규모 투자 및 신차개발과 함께 2년 연속 흑자를 노리고 있다.
| KG모빌리티 토레스 EVX.(사진=KG모빌리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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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KGM은 4분기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올해 연간 흑자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KG그룹에 인수된 KGM은 경영정상화 작업과 함께 빠른 속도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면서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3분기 연속 흑자를 낸 바 있다. 올 10월까지 총 10만282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을 9.8%나 끌어올렸다. 이러한 호실적 뒤에는 중형 SUV 토레스 돌풍이 자리한다. 토레스는 올해 국내외서 총 4만648대가 팔리며 KG모빌리티 전체 판매의 약 40%를 담당했다.
KGM은 실적개선에 힘입어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토레스 기반 전기차 토레스 EVX를 지난 9월 정식 출시한 KG모빌리티는 2024년 2분기 쿠페형 SUV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에는 토레스를 기반으로 한 전기 픽업트럭(프로젝트명 O100) 출시도 예정하고 있다.
| (출처=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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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GM한국사업장은 올해 해외 수출기지로 급부상하며 대규모 투자를 검토 중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기간동안 GM 본사를 비롯한 미국 기업 4곳으로부터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 유치를 확정한 것이다. 다만 GM이 국내에 어떤 용도로 얼마를 투자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다.
GM이 국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GM한국사업장의 판매호조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GM한국사업장은 지난해 2766억원의 이익을 내며 완전히 부활한 이후 올해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69.3% 증가한 36만9588대를 판매했다. 주력 차종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 9월까지 15만9317대를 해외에 판매해 단일모델 기준 누적 수출 1위를 기록했다. 또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6월부터 9월까지 국내 승용차 수출 순위 1위를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업계에서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만큼 GM한국사업장이 올해도 무난하게 흑자를 달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사진=GM 한국사업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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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3사 중 르노코리아는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감소해 올해 흑자 달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올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9만2946대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4.8%나 감소했다. 특히 내수 시장 판매가 57.6%나 감소한 것이 뼈아팠다.
르노코리아의 판매부진 원인으로는 신차 부재가 꼽힌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친환경 신차 개발을 준비 중이다. 우선 내년에는 중형 하이브리드 SUV(프로젝트명 오로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어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차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협업해 만드는 차량으로 볼보의 CMA 플랫폼이 기반이 된다. 여기에 더해 르노코리아는 지난 9일 2025년 하반기부터 폴스타4를 부산 공장에서 생산키로 결정했다.
| 2024년형 XM3 1.6 GTe 인스파이어.(사진=르노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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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호황에 힘입어 국내 중견 완성차업체들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며 “다만 해외 수출기지로 포지션을 일부 변경한 만큼 품질과 효율성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