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대부분은 금융권 경력 없는 감사원 출신이거나 박근혜 정부 대선 캠프 출신의 정치권 인사들로서 선임 당시 ‘낙하산’ 논란이 거셌다는 점에서 문재인정부에선 과연 어떤 인사들로 대폭 교체를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상임감사는 사실상 특별한 전문성 요건이 없지만 보수는 역대 연봉이라 관피아(관료+마피아), 정피아(정치인+파이아) 등 낙하산이 내심 선호하는 자리다.
금융공기업 상임감사 줄줄이 교체
21일 금융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김일태 금융감독원 상임감사가 지난 10일자로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수출입은행은 공명재 상임감사가 오는 28일 3년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기업은행도 오는 10월 30일 이수룡 상임감사의 퇴임을 앞두고 있다.
상임감사들의 대거 물갈이가 예고되면서 관심은 낙하산 인사의 지속 여부다. 금융위나 기재부가 관할하는 8개 금융공공기관 상임감사 중 감사원 출신이거나 ‘친박 낙하산’꼬리표가 붙는 정치권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실제 김일태 전 금감원 감사와 현창부 캠코 감사는 모두 감사원 출신이다. 김 전 감사는 육사와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출신, 현 감사는 감사원 제2사무차장을 거쳤다. 특히 김 전 감사의 경우피감기관에 감사원 퇴임 간부가 재취업 한 경우라 2014년 선임 당시 청와대의 관피아 척결 의지에 반하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공명재 수출입은행 감사는 전형적인 ‘친박 낙하산’이다.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 시절인 2012년 새누리당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힘찬경제추진위원’을 역임한 폴리페서였다. 친박 낙하산 이덕훈 당시 수출입은행장의 선임과 맞물려 행장과 감사가 모두 친박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김기석 신용보증기금 감사는 2004년 17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국민통합위원회 기획본부장을 지낸 전형적인 정치인이다. 이수룡 기업은행 감사도 (사)한국B.B.S중앙연맹부총재를 거치며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다.
결국 ‘정부 의지’ 문제...‘적극적 자격’ 요건 만들어야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낙하산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겠지만 외부 출신이라도 해당 분야의 경력이나 어느정도 자격이 있는 인사들이 와야 한다”며 “금융회사의 임원이 되려면 금융회사에서 최소 일정기간 근무 경력이 있는 인사만 가능하도록 ‘금융기관임원이력제’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학식과 경륜이 풍부한 능력을 갖춘자’ 등으로 감사 선임 요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극적 요건은 없다”며 “‘회계사 경험 3년’과 같은 경력이 절대적인 요건은 아니며 자칫 요건이 너무 강하면 후보군이 좁아질 수 있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감사는 집행부를 감시하라는 자리로 반드시 금융전문성이 있어야 견제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