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하나증권은 13일
팬오션(028670)에 대해
HMM(011200) 인수 결렬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규모 증자 우려에 하락한 주가가 원래 수준으로 회복했기 때문이다. 다만 운임 상승에도 아쉬운 영업전략으로 4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했다는 평가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6800원을 유지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3년 4분기 팬오션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원, 687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하회했다”며 “건화물선 운임지수(BDI)가 지난 3분기대비 큰 폭 상승해 평균 2033포인트를 기록했음에도 불구, 연말 업황 하락 전망에 베팅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물을 많이 잡은 반면 용선 선대를 큰 폭 축소시키면서 운임 상승이 오히려 영업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1분기 건화물선 운임은 예상됐던 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12월 초까지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에 따른 철강 수요 회복 기대감과 중국 항만의 낮은 수준의 철광석 재고, 올해부터 적용 예정인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EU ETS)를 회피하기 위해 연말까지 성약을 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많았기 때문에 건화물선 운임이 상승했다”며 “하지만 실질적인 물동량 증가가 동반되지 못한 운임 상승은 오래가지 못했고 12월 중순부터 운임 하락이 지속됐다”고 했다.
1분기 평균 BDI는 1428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2월 초 일시적으로 3000포인트를 상회했던 BDI는 2월 중순 현재 1000포인트 중반을 기록 중이다. 팬오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8.6% 감소한 8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림그룹의
HMM(011200) 인수가 무산된 것은 긍정적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최근 2개월간 팬오션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는데 이는 모기업 하림그룹이 컨소시엄을 통해 HMM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팬오션 대규모 증자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주 인수 협상이 최종결렬돼 증자 우려가 해소되며 다시 주가가 원래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향후 주가 방향성은 업황에 따른 영업실적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의 철강 수요 회복과 노후선 폐선 가속화로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기대된다”고 했다.
주가도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로 밴드 하단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