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완화·월가 호실적에…S&P500·다우 '신고가' 갱신[월스트리트in]

9월 PPI지수, 전월과 같아…근원 PPI 상승률도 예상치 밑돌아
골드만 "31일 나올 9월 PCE, 2%에 수렴"
''실적시즌'' 월가 산뜻한 시작…유가는 재료 부재 속 소폭하락
  • 등록 2024-10-12 오전 6:27:14

    수정 2024-10-12 오전 6:27:14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와 월가의 긍정적인 실적발표로 1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1%(34.98) 상승한 5815.03로 마감했다. 5주 연속 상승 마감으로 역대 처음으로 5800선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45번째 신고가 기록이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도 0.97%(409.74) 상승한 4만 2863.86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테슬라의 8.78% 폭락에도 0.33%(60.89) 상승한 1만 8342.94로 장을 마쳤다. 우버 테크놀로지와 리프트가 각각 10.74%, 9.59% 상승했다.

“연준 물가상승률 2% 목표치 달성한 듯”

이날 미국 노동부는 9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월대비 0.0%로 보합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상승률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1%에 못 미쳐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전월 대비 0.1% 상승하면서 전문가 예상치인 0.2%에 못 미쳤다.

전날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운 가운데, 생산자물가 둔화세가 재확인되며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달성한 것 같다는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나오며 시장은 더욱 환호했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31일 발표될 9월 개인소비지출(PCE)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2.0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8월 PCE 지수는 2.2%였다.

PCE 지수는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품목 외에도 정부, 기업, 비영리 기관 등 가계를 위해 지출하는 것을 모두 포함해 소비자의 체감 물가와 더욱 가까워 연준이 CPI보다 더 선호하는 수치로 알려졌다. PCE 지수는 CPI보다 주거비 비중이 낮아 좀 더 상승률이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실시간으로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추정하고 예측하는 클리블랜드 연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 역시 9월 PCE 지수를 2.06%로 예측했다.

다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여전히 2.6%로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9월 근원 CPI 역시 3.3%를 기록했다. 다만 9월 CPI에서 주거비용 상승률은 4.9%로 2년 반만에 5%를 밑돌았다. 시장은 주거비용 상승률이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완화할 것이라 보고 있다.

웰스파고·모건체이스 실적 발표 후 ‘급등’

이날부터 6대 금융주의 분기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타트라인을 끊은 웰스파고와 JP모건체이스의 ‘호(好)실적’도 시장을 달궜다. 월가는 금융주의 실적을 경제 전반의 체력으로 보고, 향후 나올 실적시즌의 분위기를 예상하는 경향이 있다.

이날 JP모건체이스는 433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혀, 시장 예상치인 4163억달러를 가뿐히 넘어섰다. 수익도 주당 4.37달러로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의 예측치 4.01달러를넘어섰다. JP모건체이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44% 오른 222.29달러로 마감했다.

웰스파고도 전 거래일 대비 5.61% 오른 60.99달러로 장을 마쳤다. 주당 조정된 순이익이 1.52달러로 시장 예상치(1.28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웰스파고의 매출은 203억 7000만달러로 시장의 예상치(204억 2000만달러)를 밑돌았으며, 은행이 대출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측정하는 순이자수익이 116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외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팔로알토가 각각 2.86%, 1.03% 오르며 S&P500 기술주 상승세를 이끌었고, 넷플리스·메리어트인터네셔널·우버·랄프로렌·블랙록 등 S&P500에 포함된 55개 주식이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중 32개는 사상 최고가였다.

유가 강세 유지하기 어려울 것

시장을 좌우할 만한 새로운 소식이 부재한 가운데, 이날 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29달러(0.38%) 내린 배럴당 75.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36달러(0.45%) 하락한 배럴당 79.04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주 유가는 하루 5% 가까이 폭락하거나 3% 급등하는 등 극도의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미국 플로리다주를 초토화하며 전력난과 기름 사재기를 촉발했던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며 원유 수급 우려를 일단 잠재웠다. 전날 밀턴이 상륙하면서 플로리다 주유소의 약 4분의 1에 휘발유가 매진됐고 340만 가구와 사업장에 전기가 끊긴 바 있다.

시장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생산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전날 회의를 열고 이란의 공격에 대해 어떻게 보복할지 논의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RBC캐피털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상품 전략 총괄은 “이스라엘이 석유 수출 시설 대신 정유소를 표적으로 삼도록 미국 백악관이 독려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해야 이란이 경제적으로 더 직접적인 영향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백악관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스라엘이 지난 4월 이란의 첫 번째 미사일 및 드론 공격에 대해 비교적 약하게 대응한 이후 사태가 악화한 점을 지적하며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졌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글로벌 상품 전략 총괄은 “유가 강세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며 “추가 촉매제가 없다면 ‘전쟁’과 ‘경기부양책’으로 생긴 유가 프리미엄은 쉽게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주요 산유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협의체인 OPEC+는 9월 원유 생산량이 하루 50만 배럴 감소해 하루 평균 4023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OPEC+는 리비아의 대규모 산유 시설 폐쇄와 이라크의 수출 감소, 정유 공장 가동 및 직접 소각이 주요 원인이라고 전했다.

인플레 우려 완화…금가격 1%대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096%를 기록했다. 미국 기준금리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4.6bp(1bp=0.01%포인트) 내린 3.953%로 장을 마쳤다.

국제 금 가격은 인플레이션 우려 둔화에 따라 연준의 기준금리 연내 2차례 인하 가능성이 더욱 커지며 1%대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전장보다 트로이온스 당(1ozt=31.10g)당 전장보다 1.3% 오른 2674.40달러에 거래됐다. 현물 금 가격도 1% 상승해 2656.09달러에 거래 중이다.

달러가치는 소폭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07% 하락한 102.92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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