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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연말 주간 거래종가가 1472.5원으로, 외환위기였던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직전년 말 주간거래 종가였던 1288원과 비교하면 1년새 184.5원이나 오른 것이다.
지난해 금융지주들이 내놓은 대부분의 기업가치제고(밸류업) 정책이 일정 수준의 CET1 비율 유지를 전제하고 있는 만큼, 환율 상승이 이를 약화시키면서 주주환원 정책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외에도 우리금융지주(316140)는 주주환원율 목표치를 CET1 11.5~12.5%까지 35%, 12.5~13.0% 달성 시 40%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CET1 13~13.5% 관리를 목표로 2027년 주주환원율 50%를, 신한지주(055550)의 경우 2027년까지 CET1 13% 이상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율 50% 수준까지 확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환율 급등으로 CET1 비율이 하락하면 배당과 자사주 소각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급감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과 금융지주 자본적정성 약화가 은행주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최근 한 달(2024년 12월3일~2025년 1월3일)간 4대 금융지주 주가는 평균 14.1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0.51%)을 큰 폭 하회하는 수치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이 기간 KB금융을 3880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17.19%)을 이끌었고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1590억원, 1070억원어치 순매도 했다.
다만 당장은 은행들의 밸류업 정책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주주환원 확대 기조 자체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에서도 최근 환율 상승분을 감안해 자본비율 유지를 위한 여러 규제 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 CET1 비율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모른다”면서도 “연말 기준으로 13%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가정하더라도, 올 1분기든 2분기든 비율이 충족되는 순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확대할 것이기 때문에 밸류업에 대한 기대나 흐름이 무너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