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2025년 한국 증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방이 제한된 박스권 속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체력이 좋아지는 하반기부터 박스권에서 탈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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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센터장은 올해 증시의 키워드를 △금리 인하 △인공지능(AI) △트럼프 △삼성전자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올해 상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AI에 대한 폭발적인 성장세를 확인한 증시가 랠리를 펼치다 하반기 들어서 이 같은 기대감이 꺼졌다. ‘트럼프 트레이드’와 삼성전자의 위기, 최근 불거진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악재가 연이어 겹치며 상반기 상승 폭을 되돌렸기 때문이다. 실제 상반기까지 코스피는 5.37% 상승했지만, 하반기 들어서 지난 19일까지 12.93% 빠졌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본원적인 경쟁력에 대해 시장에서 의구심과 우려가 생겨났고, 낮은 가격 수준임에도,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장중 8만 8800원 고점을 찍은 후 추락을 거듭하면서 지난 11월 14일 4만 9900원까지 떨어졌다. 5만원선이 붕괴된 적은 202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위기가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 센터장의 분석이다. 각 기업의 이익 체력이 낮아지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에서 벌어질 여러 불확실성, 국내 정치적 리스크를 섣불리 예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지만, 여전히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남아 있다.
“하반기부터는 韓 증시 기지개…전력기기 주목”
다만, 하반기부터는 국내 증시도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우리나라도 금리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고, 유동성이 늘어나니 경기에 반영되는 하반기쯤 기업의 이익 체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반도체 업황도 이익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봤다. 이 과정에서 고질적인 지배구조 문제와 낮은 주주 환원율을 개선해 외국인 투자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도 관건이라고 부연했다.
내년 하반기 국내 증시가 상승 추세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이 센터장은 AI와 관련된 전력기기 업종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함께 미국 내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등 호재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AI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일어나고 있고, 전력 이슈도 상당히 중요하게 자리 잡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AI 전력망 업그레이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며 “AI의 수혜를 이어받을 산업이라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