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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세스바이오는 2020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분자진단키트(CareStart COVID-19 MDx RT-PCR)와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CareStart COVID-19 IgM/IgG)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하면서 실적이 급성장한 업체다. 2020년 1218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21년 5051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도 2019년 80억원 적자에서 2020년 687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후 2021년 2601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엔데믹으로 인해 이 같은 실적 성장세는 올해부터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실적 감소세를 얼마나 막아낼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 엑세스바이오 측은 다양한 감염질환 진단키트 생산과 자사가 보유한 미국 유통망을 활용해 이러한 실적 감소세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엑세스바이오 관계자는 “엑세스바이오는 원래 다양한 감염질환에 대한 진단키트를 생산해왔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해서 생산·판매할 제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또 이전부터 갖추고 있었던 미국 유통판매망도 엑세스바이오만의 차별점”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말라리아 등 감염병 진단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영을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엑세스바이오는 다른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엔데믹으로 인해 엑세스바이오의 기존 주요 제품이었던 말라리아 신속진단키트의 매출 비중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 전까지만 해도 엑세스바이오의 매출의 80% 이상은 말라리아 신속키트로 인해 발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매출 비중이 2020년 72.83%→2021년 92.59%→2022년 3분기 말 83.21%로 늘어나면서 말라리아 진단키트의 매출 비중은 10.86%→1.48%→0.05%로 급감했다.
문제는 말라리아 진단제품의 수익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엑세스바이오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말라리아 진단제품의 주요 시장은 경제력이 낮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또한 말라리아 진단제품은 주로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UNICEF) 등 국제기구나 각국 보건복지부 주관 입찰 시장을 통해 각국의 병원, 보건소 등에 배급되는 형태로 판매된다. 이처럼 공공부문을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높은 수익성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이 때문에 엑세스바이오는 또 다른 활로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최근 액체생검 암진단 기업 진캐스트에 6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러한 돌파구 마련책 중 하나다. 부가가치가 높은 혈액 기반 조기 암진단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BBC 리서치(BCC Research)에 따르면 액체생검을 통한 암 진단 시장은 2023년 61억 달러(약 7조95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에도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과 공동연구, 지분 투자, M&A 등 다양한 추가 투자를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재원은 넉넉한 상태다. 엑세스바이오의 지난해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4억4330만달러(약 6360억원)에 달한다.
엑세스바이오 관계자는 “엑세스바이오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과의 공동연구, 지분투자, M&A 등 다양한 선택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엑세스바이오는 엔데믹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