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 생산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이 무산됐습니다.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의 동의가 없으면 현실적으로 합병이 이뤄질 수 없었는데, SK하이닉스가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죠. 시장 점유율 2위 키옥시아와 4위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하면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까지 위협할 수 있는 만큼 SK하이닉스가 가만히 지켜볼 리는 없었습니다. 이들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SK하이닉스와 더불어 삼성전자도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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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옥시아가 웨스턴디지털과 합병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간접투자자인 SK하이닉스(000660)의 승인이 필요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지분을 보유하고 있진 않지만 합병 등 주요 의사결정이 있을 경우 ‘SK하이닉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계약 조항을 뒀기 때문입니다.
키옥시아는 한때 반도체 시장 1위였던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부였습니다. 도시바가 삼성전자에 뒤처지고 경영난까지 겹치자 메모리 사업부를 떼내 팔았습니다. 당시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털이 키옥시아를 인수했는데 SK하이닉스가 베인캐피털 펀드에 3950억엔(약 3조 6000억원)을 투자한 것이죠. 키옥시아가 상장된다면 SK하이닉스는 보유한 전환사채(CB)를 보통주로 전환해 최대 15%의 의결권 지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26일 합병에 대해 “(키옥시아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동의를 하지 않는 것”이라며 “저희는 투자자를 비롯해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합병 이외에는 좀 더 좋은 방안이나 토론 대안이 있다면 충분히 같이 고민하고 얘기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이번 합병 무산 소식이 알려지자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키옥시아가 첨단 반도체의 중요한 제조업체이기 때문에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