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앤컴퍼니(000240)그룹이 작년 상반기 대기업집단 중 하도급대금 지급을 가장 많이 미룬 것으로 조사됐다.
| 한국앤컴퍼니 본사 전경. (사진=한국앤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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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상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전체 88개 집단 1396개 소속회사다.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를 보면 전체 집단의 94%(83개)는 법정지급 기간인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을 초과한 대금지급비율이 2% 미만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10일 내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비율은 평균 46.39%였고, 15일 지급한 비율은 평균 69.15%, 30일 이내는 평균 87.79%로 집계됐다.
하도급법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 하도급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60일 초과 시 지연이자 등을 지급해야 한다.
기업집단별로 보면 총 6개 집단은 10일 이내 지급비율이 70% 이상이었다. 호반건설(84.62%), 한국항공우주산업(82.88%), 엘지(82.09%), 에이치디씨(74.76%), 케이티앤지(71.94%), 지에스(71.51%) 순이다. 엠디엠(97.74%), 호반건설(91.36%), 지에스(91.16%), 엘지(91.12%), 에이치디씨(90.09%) 등 5개 기업 집단은 15일 내 지급비율이 높았고, 엠비엠(100.00%),크래프톤(100.00%), BGF(99.78%), 오케이금융그룹(99.54%), DN(99.37%) 순으로 30일 내 지급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일부 기업집단은 60일을 초과한 비율이 높았다. 한국앤컴퍼니그룹(12.88%)과 이랜드(5.13%), 삼천리(4.16%), 글로벌세아(3.83%), 태영(3.72%) 등 순으로 그 비율이 높았다.
분쟁조정기구 운영 비율도 현저히 낮았다. 전체 8.5% 수준인 총 120개 사업자만이 하도급대금 분쟁조정기구를 설치·운영하고 있었다. 집단별로 삼성(14개), 아모레퍼시픽(11개), 현대자동차(10개), 현대백화점(9개), 롯데(8개) 순이다.
| (그래픽=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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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공정위 점검 결과, 기업집단의 작년 상반기 하도급 대금 지급 금액은 총 87조원으로 나타났다. 삼성(12조 3000억원), 현대자동차(11조 4000억원), HD현대(6조 2000억원), 엘지(4조 9000억원), 한화(3조 9000억원) 순으로 지급 규모가 컸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공시점검에서 공시기간이 지나 지연공시한 12개 사업자에 대해 각각 과태료 25만~80만원을 부과했다. 또한 공시 내용 중 단순 누락·오기가 발견된 71개 사업자에 대해선 정정하도록 해 향후 정확한 내용을 공시하도록 안내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제도는 수급사업자인 중소기업의 원사업자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며 “하도급대금의 신속한 지급을 유도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는 앞으로도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공시의무 이행 여부와 결과를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