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일론 머스크에게 인수된 이후 엑스(X·옛 트위터)의 기업 가치가 7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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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X 기업가치를 125억달러(약 16조 2000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1년 머스크가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57조 2000억원)에 인수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도 안 돼 가치가 71.5%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피델리티는 2021년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때 세쿼이아캐피털, 카타르투자청 등과 함께 투자자로 참여했다.
피델리티가 X의 기업 가치를 낮게 평가한 데는 ‘오너 리스크’, 즉 머스크 탓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피델리티는 지난해 11월에만 X의 기업 가치 평가액을 10.7% 줄였는데 그 달에 머스크는 광고주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당시 머스크 발언은 광고주 이탈로 어려움을 겪던 X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머스크 인수 후 X의 위기는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X의 매출이 2022년 44억달러(약 5조 7000억원)에서 지난해 34억달러(약 4조 4000억원)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반유대주의 등 혐오·가짜 콘텐츠 방치로 인해 핵심 수익원인 광고 매출이 가파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와 X는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구독 서비스, 데이터 라이선스 사업(트윗 등 플랫폼의 데이터를 판매하는 사업) 등으로 수익을 다변화하려 하지만 아직 마땅한 성과를 못 내고 있다.
X가 주춤하는 사이 구글과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 링크드인 등은 X에서 이탈한 광고주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광고 대행사 아웃캐스트의 리샤 앤더슨 부사장은 “이제 어떤 광고주도 X에 관심이 없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