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에 대한 추모 열기의 근원은 한 마디로 나라 경제에 이바지한 그의 공이 누구도 따를 수 없을 만큼 혁혁한 데 있다. 조문객들 사이에서는 “1등 정신을 심어주셔서 감사하다”“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셨다”“자랑스럽게 코리안이라고 말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는 등의 헌사가 끝없이 이어졌다. 2030의 젊은 세대에서도 고인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급속히 퍼지며 온라인 상에서는 “(이 회장의)세계적 영향력이 세종대왕보다 위”라거나 “국민장을 해줘야 한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혁신·도전·모험을 두려워 않고 초일류를 향해 자신과 조직을 부단히 담금질한 고인에 대한 존경의 감정이 절절히 배어 있는 말과 글들이었다.
“가장 먼저 위기를 알아채고 가장 먼저 기회로 바꾼” 개혁전도사 이건희 회장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돈 버는 기업인보다 돈 쓰는 관료와 정치인이 더 행세를 하는 이 시대에 고인과 같은 거목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건 한국 경제의 불운이다. 우리는 고인과의 이별에서 잊고 있었던 ‘진짜 영웅’의 참 모습을 다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