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1일 국내 국고채 시장은 간밤 미국채 금리 흐름을 반영하며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은 3월 인하 기대는 선을 그었으나 연내 인하는 적절하다며 중립적인 스탠스를 보였다.
다만 파월 의장보다 시장의 시선을 끈 이슈는 주식 시장에서 나왔다. 한 미국 지역은행이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지역은행 파산 우려가 재차 점화됐기 때문이다. 해당 소식에 KBW 지역은행 지수도 6% 하락, 지역은행 파산 우려가 불거진 지난해 3월13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사진=로이터) |
|
간밤 FOMC서 파월 의장은 “3월 회의까지 인하할 시점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도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우리는 승리를 선언하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갈 길이 남았다”고 전했다.
이어 “경제가 예상대로 대체로 전개되면, 올해 어느 시점에 정책 제약을 되돌리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면서 연내 인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기존 중앙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중립적 스탠스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장은 이미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하향 조정하고 있었다. FOMC가 열리기 전부터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줄이면서 5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30%대로 축소, 5월의 경우 90%대를 웃도는 중이다.
| 간밤 미국채 10년물 금리 5분봉 차트(자료=인베스팅) |
|
이날 시장의 시선은 파월 의장의 중립적 발언보다도 미국 지역은행인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이하 뱅코프)의 주가 폭락에 집중됐다. 지난해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한 뱅코프의 실적이 예상과 달리 순손실로 전환, 대손상각액이 크게 늘어난 데다 자본 요건을 맞추기 위해 배당금을 축소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37% 하락했다. 해당 소식에 KBW 지역은행 지수도 6% 하락, 지역은행 파산 우려가 불거진 지난해 3월13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이며 지역은행 파산 우려가 재차 점화됐다.
이에 파월 의장 기자회견을 소화하며 상승하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반락하기 시작하더니 보름 만에 4%대를 하회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2bp(1bp=0.01%포인트) 내린 3.39%, 상대적으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13bp 내린 4.21%에 마감했다.
따라서 이날 국내 국고채 시장 역시 강세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시장에선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확실한 만큼 인하를 자극할 만한 데이터를 기다리는 움직임도 있었다. 설령 3월 인하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상반기나 이른 하반기 인하는 확실한 상황에서 갑작스런 트리거가 인하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견해도 이미 나온 바 있다.
당시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어찌 됐건 경제지표 등을 보면 금리를 내릴 만한 시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면서 “과거 경험을 보더라도 어느 날 데이터가 굉장히 빠그러져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