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25일부터 직장인 마이너스 통장(마통) 한도를 연소득 범위 내에서 최대 1억50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당국의 가계대출 틀어막기 주문에 따라 같은달 27일부터 마통 한도를 1인당 최대 5000만원으로 제한한 지 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서 하나은행이 직장인 마통 한도가 제일 커졌다. 다른 4대 은행의 마통 한도는 모두 5000만원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 강화’와 ‘개인 연소득 범위 내 취급’ 등으로 신용대출 투기적 수요가 감소했다”며 “연중 체계적인 관리를 통한 효율적 가계대출 운용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 구두 설득을 통해 은행권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100% 이내로 축소토록 유도했던 조치를 지난해 연말 행정지도로 형식을 바꿔 올해 상반기(6월30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실제 은행권은 우대금리 복원을 두고도 며칠의 시차를 두고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사례가 있다. 우대금리 복원의 경우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치고 나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23일 선제적으로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 등 신용대출 10개 상품에 대한 우대금리폭을 0.1~0.5%포인트에서 0.5~1.0%포인트로 확대했다. 당시 다른 은행들은 우대금리 확대 조치와 관련 “결정된 게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이내 며칠 뒤인 같은달 29일 가계 전세자금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2~0.3%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국민은행은 게다가 오는 26일부터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우대금리를 복원해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낮출 계획도 내놨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대출 상품이라는 게 결국 금리 싸움이지만,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관리가 강도높게 진행되면서 차별화 포인트로 한도 중요성도 부각됐다”며 “총량을 관리하면서도 고객 확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다른 은행의 대출 조건 변화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잔액 코픽스 상품판매도 재개
실제 지난해 10월부터 12월 사이 신잔액기준 코픽스 금리는 연 0.89%에서 1.03%로 0.14%포인트 오르는데 그쳤지만,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1.29%에서 1.65%로 0.4%포인트 뛰었다. 국민은행이 전날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신잔액 코픽스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다만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신잔액 코픽스 기준 대출 상품 재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개별 대출 상품의 운영은 은행의 자율 경영 사항이지만, 월별 가계대출 관리 수준에서 가계대출 동향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 상품 정상화 조치는 개별 은행이 상품단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월별로 가계대출 모니터링 상황에서 갑자기 튀는 것은 없는지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