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TC, “소비자 기만” 아마존 또 저격… 아마존 반박글 보니

유료회원제 가입 쉽게 하고 취소 어렵게 해
아마존 반박 "소비자를 위한 인터페이스 구성"
세차례 소송 제기한 FTC…매각 등 강한조치는 아직
  • 등록 2023-06-22 오전 9:11:49

    수정 2023-06-22 오후 7:40:42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또 저격했다. 아마존이 고객 동의 없이 유료 구독 서비스에 등록하게 하고 취소를 어렵게 하면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이유에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FTC는 아마존이 유료 회원제 구독서비스인 아마존프라임 구독서비스에 대해 FTC법과 온라인 신뢰회복법을 위반했다고 시애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 프라임은 연간 139달러를 내면 아마존사이트에서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는 유료 회원제 프로그램이다. 프라임에 가입하면 다양한 할인서비스, 영화 및 음악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은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소비자도 경쟁사에 비해 배송료를 덜 쓰면서 계속 아마존을 이용하게 되는 구조다. 아마존은 프라임서비스를 통해 연간 250억달러(32조20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FTC는 전했다.

문제는 아마존이 고객들을 프라임에 가입을 유도하면서 일종의 ‘다크패턴(눈속임 상술)’을 활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기만적인 수법을 통해 동의 없이 프라임 가입을 유도한 뒤 구독을 자동으로 연장하거나 취소절차도 복잡하게 해 구독 종료를 어렵게 했다는 게 FTC의 주장이다. FTC에 따르면 프라임 가입을 취소하려면 데스크톱 PC에서 5번, 모바일에서 6번을 클릭해야 가능하다.

FTC는 “아마존은 가입과 취소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트로이 전쟁에 관한 호머의 서사시인 ‘일리아드’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긴 트로이전쟁만큼 취소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취지로 읽힌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성명에서 “아마존은 이용자를 속여 동의 없이 프라임에 가입하게 함으로써 그들을 좌절하게 하고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아마존은 즉각 반박했다. 아마존은 성명에서 “고객들은 프라임서비스를 사랑하고 있고, 우리는 고객들이 프라임 서비스를 가입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FTC와 이 문제와 관련해 논의를 하고 있는데 예고없이 소송이 제기돼 우려스럽다”고 압박했다.

FTC는 최근 빅테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FTC는 아마존이 2018년 인수한 스마트홈 업체 ‘링(Ring)’이 이용자 사생활 보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아마존은 지난달 31일 580만 달러(75억원)를 지불했다. 또 아마존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알렉사가 구동하는 스피커가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정보를 무단 수집했다며 법무부를 통해 소송을 제기했고, 아마존과 2500만달러(323억원)에 합의했다.

다만 구글의 광고 사업구조를 바꾸는 매각 등 강한 조치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리나 칸 위워장은 ‘아마존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2021년 임명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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