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이 美 1위 의료AI 템퍼스와 손잡은 까닭은

  • 등록 2024-11-04 오전 8:43:30

    수정 2024-11-04 오전 8:43:30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JW중외제약(001060)이 미국 1위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기업 템퍼스AI와 손잡았다.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AI 기반 신약 개발 분야에서 중외제약은 꾸준히 기술적 성과를 쌓아왔으나, 이번 협력을 통해 한층 더 글로벌 수준의 정밀의료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 대표 AI의료기업과 손잡은 전통제약사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템퍼스AI는 지난 28일(현지시간) JW중외제약과 협업해 실사용 데이터(RWD) 및 생물학적 모델링 등을 모두 활용해 종약학 초기 치료 연구에서 효율적인 가설 생산과 신속한 검증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JW중외제약은 템퍼스AI가 보유한 임상 기록, 병리 이미지 등 멀티모달(multimodal) 데이터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후보물질을 평가할 예정이다.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도 검증한다.

박찬희 JW중외제약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협력은 한국에서 실제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신약 개발 관련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외제약 AI신약개발 기술 테스트 모습
항암 신약 개발의 속도와 정밀성을 높이는 템퍼스AI 기술

JW중외제약이 템퍼스AI와 협력하게 된 첫번째 이유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의 속도와 정밀성을 접목하기 위함이다.

템퍼스AI는 방대한 임상 기록과 병리 이미지, 방사선 사진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AI 기반 진단 서비스 기업이다. 전자상거래 기업 그루폰(Groupon)의 공동 창업자로도 알려진 에릭 레프코프스키가 2015년 설립했다. 이 회사는 구글의 투자 소식으로 관심을 끌었으며 소프트뱅크그룹도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템퍼스AI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기업의 초기 사업은 염기서열진단이나 분자진단, 분자병리 테스트 등에 대한 서비스로 성장했으나 AI영상 분석 전문 기업 아테리스를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AI 사업의 주요 진전 사항 중 하나로는 ‘Next’ 플랫폼이 꼽힌다. 이 플랫폼은 머신러닝을 통해 종양 및 심장질환 환자들을 위한 지능형 데이터 레이어를 적용하여 치료 격차를 줄이고 의료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환자 데이터를 활용, 중외제약과 연구 협력을 실행할 계획이다.

중외제약 AI신약개발 플랫폼 모습 (사진=JW중외제약)
특히 템퍼스AI의 오가노이드 모델은 환자 종양의 실제 특성을 반영해 실험적 예측의 정확성을 높인다. 환자의 종양 특성을 기반으로 개발된 이 모델은 중외제약이 신약 후보물질의 타겟 반응성을 예측하고, 이를 검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예정이다. 기존 신약 개발 방식에서는 후보물질의 반응성을 파악하고 검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템퍼스AI의 AI 기반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통해 중외제약은 이 과정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템퍼스AI는 실제 암 환자 종양에서 유래한 다양한 오가노이드 모델을 제공한다. 이 모델은 환자의 종양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며, 템퍼스의 유전체 분석기술을 통해 방대한 임상 데이터와 연계될 예정이다.

오가노이드 연구 결과를 실제 환자 데이터와 비교함으로써 임상시험 결과를 더 정밀하게 예측할 것으로 기대했된. 최적의 맞춤형 항암 신약 개발의 단초가 될 거란 기대다.

라이언 후쿠시마 템퍼스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차세대 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RWD와 AI 힘을 받아들인 한국의 선구자 JW중외제약과 협력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특정 암 증상에 대한 오가노이드 패널을 큐레이팅해 실제 환자를 면밀하게 반영하고 선택된 전임상 후보를 평가함으로써 한 단계 더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글로벌 AI 정밀의료 기술 도입으로 경쟁력 강화

중외제약이 템퍼스AI와 손을 잡은 또 다른 이유로는 글로벌 AI 정밀의료 기술 도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 손꼽힌다. 중외제약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 ‘주얼리(JWELRY)’와 ‘클로버(CLOVER)’를 개발하여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왔지만, 템퍼스AI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AI 의료기술을 본격 도입하게 된다. 템퍼스AI는 2023년에만 5억 318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미국 AI 기반 정밀의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중외제약은 AI 기반 정밀의료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며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템퍼스AI는 AI와 실사용 데이터(RWD) 및 생물학적 모델링을 활용해 다양한 질병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한다. 중외제약은 템퍼스AI의 고급 AI 플랫폼을 활용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을 더욱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추진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협력을 통해 확보한 템퍼스AI의 차세대 AI 플랫폼을 통해 중외제약은 더욱 효율적이고 비용 절감 효과가 큰 신약 개발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템퍼스 AI 관계자는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의료 서비스의 정밀도를 높이고 환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성과는 AI와 정밀의료의 결합이 향후 헬스케어 혁신의 중심이 될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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