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예비입찰 오늘 마감…'중견기업' 잔치 되나

산은·해진공, 오늘 오후 5시 예비입찰 마감
자금력 부족한 SM·LX·하림·동원 인수자 거론
적격 후보자 없다 판단시 매각속도 늦출수도
  • 등록 2023-08-21 오전 9:09:04

    수정 2023-08-21 오전 9:09:04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HMM(옛 현대상선) 매각을 위한 첫 단계인 예비입찰이 21일 마감된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그룹을 중심으로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매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사진=HMM)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5시 HMM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감한다. 이후 본입찰, 우선협상자 대상 선정, 최종 인수계약 절차를 밟는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주식 총수 1억9879만156주에 이들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 2조6800억원어치 중 1조원을 전환한 주식 2억주(전환가액 5000원)를 합한 총 3억9879만156주다. 지분율은 이번 매각에 포함하지 않은 산은과 해진공의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 후 기준으로 38.9%다.

시장에서는 잠재 인수 후보자로 LX, SM, 동원그룹, 하림(136480)그룹을 거론하고 있다.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최대 컨테이너 선사 하팍로이드도 HMM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다만 이들이 실제 HMM 인수에 성공할지는 회의적이다. 자금 동원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거론된 국내 기업의 자산이 HMM(24조원)을 밑돌고 있어서다. 하림은 17조원, SM 16조원, LX 11조원, 동원 9조원이다. 특히 이번 매각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6조원 안팎의 인수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이를 지급할 여력이 부족하다. LX가 2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하림(1조5000억원), SM(1조원), 동원(6000억원) 순이다.

이런 탓에 재무적투자자(FI)와의 연합 형식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럴 경우 FI들이 HMM 인수 성공 이후 과도한 배당 등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지적되고 있다. HMM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2조원가량 된다.

산은은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지난달 매각 공고에서 “매도인의 사정에 따라 (매각 관련 절차가) 취소 또는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적격 후보자가 없을 경우 매각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산은 관계자는 “오늘 예비입찰 마감 후 적격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오늘 입찰에 참가한 기업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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