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에 갑질한 3D 프린터업체 ‘스트라타시스’ 적발

공정위, 시정명령·과징금 6억2400만원 부과
“유통사에 경쟁사업자 제품 판매 금지 강요”
  • 등록 2023-10-15 오후 12:00:00

    수정 2023-10-15 오후 12:00:00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전세계 3D프린터 시장 1위 업체인 스트라타시스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유통사에 부당한 경영간섭을 한 행위로 적발됐다.

(사진=연합뉴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스트라타시스 엘티디 등(스트라타시스)이 유통사인 프로토텍에 대해 자신의 경쟁사업자인 데스크탑 메탈과(DM)의 거래를 중단하도록 지속적으로 강요해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 2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스트라타시스 엘티디와 아시아태평양 지사인 스트라타시스 에이피 엘티디, 한국지사인 스트라타시스 유한회사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3D프린터는 사용 소재에 따라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스트라타시스는 전세계 3D프린터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서 주로 비금속 제품을 제조하여 리셀러에게 공급하거나 또는 직접 시장에서 판매한다.

(자료=공정위)
프로토텍은 스트라타시스의 최고 등급 리셀러로서 국내 시장에서 스트라타시스의 비금속 제품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DM의 금속 제품도 일부 취급해 왔다.

당초 DM이 제조하는 금속 제품은 스트라타시스의 비금속 제품과 경쟁관계에 있지 않았고 스트라타시스는 DM의 투자자로서 2017년 리셀러들에게 DM 금속 제품 판매를 권장하기까지 했으며 이에 따라 프로토텍은 취급 제품군을 다양화하고자 DM 금속 제품 판매를 위해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런데 이후 스트라타시스가 DM의 지분을 모두 매각했고 DM이 비금속 제품을 제조하는 ‘엔비전텍’을 인수해 직접적 경쟁관계를 형성하게 되면서 스트라타시스가 경쟁사업자의 제품 판매를 금지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스트라타시스는 2021년3월 프로토텍에 대해 계약서에 DM(엔비전텍 포함) 등 경쟁사업자의 제품 취급을 금지하는 규정을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만약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자사와의 거래가 단절될 것임을 고지하는 등 프로토텍을 압박했다.

이에 프로토텍은 법적으로 문제 될 수 있다고 강하게 항의하면서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트라타시스와의 거래 단절을 피하고자 어쩔 수 없이 요구를 수용했다.

아울러 스트라타시스는 2021년 10월부터 프로토텍에 대해 DM 제품을 계속 판매하면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며 경고하는 등 지속적으로 DM과의 거래 중단을 강요했다. 이후 2021년 체결한 계약이 만료되는 2022년 3월경 같은 취지의 계약 체결을 재차 요구했다.

그 결과 프로토텍이 DM의 3D프린터 제품을 취급하려는 의사결정이 침해됐고 DM의 국내 영업 활동이 제한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스트라타시스의 행위에 대해 다른 사업자의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시장 1위 제조사업자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리셀러 사업자의 경영에 간섭하려는 불공정행위를 억제, 3D프린터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경쟁여건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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