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는 주로 매수하려는 기업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 인수·합병(M&A)을 통해 수익을 내는 펀드로 알려져 있다. 이런 유형의 PEF가 신약개발 막바지 단계인 임상 2, 3상 투자를 신규 수익원으로 발굴하고 나서면서, 신약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금이 열악한 바이오벤처들에게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특히 신약의 임상 2 ,3상에 투자해 거두는 수익률이 다른 분야를 압도하면서 메이저 PEF들이 경쟁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임상 2,3상에 투자하는 PEF들의 자금규모도 급증세여서 바이오벤처들의 신약 개발에 단비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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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약개발의 산파역을 자임한 PEF들의 등장은 미국에 비해 자금력이 크게 열악한 K바이오에게도 효과적 해법을 제시한다.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신약의 임상2, 3상에 전문투자하는 PEF가 일반화되면 기술수출 대신 자력으로 글로벌 신약 상용화를 이룰수 있는 여지가 커지게 된다.
신약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기술수출에 만족해야만 하는 K바이오의 글로벌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실제 K바이오가 바이오 메카인 미국에서 신약개발 전과정을 독자진행,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서부터 상업화까지 이룬 사례는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유일하다. SK바이오팜은 SK그룹이라는 거대자본이 있기에 그나마 가능했지만, 바이오벤처가 독자적으로 글로벌 신약을 상용화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약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고있는 K바이오가 첫번째로 넘어야할 산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의 창출이다. 다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확보하지 않고서 제약강국 진입은 불가능하다. 그러려면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글로벌 임상 3상 비용을 안정적으로 확보할수 있는 물꼬를 트는 것이 K바이오에게는 가장 시급한 과제다.
지금처럼 아무리 탁월한 신약물질을 개발했더라도 기술수출에 그치면, 신약 상용화의 결실은 오롯하게 글로벌 제약사들이 독차지하게 되는 구조에서 헤어날수 없다. 미국처럼 PEF가 K바이오에게 글로벌 임상 3상을 독자진행할수 있는 활로를 제공하는 날이 하루 빨리 열리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