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키모멘텀 없다…두달 뒤 경기민감주 주목"

신한투자증권 보고서
  • 등록 2023-03-22 오전 8:51:58

    수정 2023-03-22 오전 8:51:58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민감주와 가치주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22일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여진은 남아 있겠으나, 궁극적으로 현재의 은행 시스템 우려가 민스키 모멘트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신용(크레딧) 리스크는 가장 강한 디플레이션 세력 중 하나로 레버리지 부담이 있는 상태에서 채무자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면 부채를 청산(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채무자가 보유한 자산이 다시 매각되면서 연쇄적으로 자산가격 하락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악순환이 극에 치닫는 과정을 묘사하는 것이 민스키 모멘트다.

김 연구원은 “대공황과 금융위기는 민스키 모멘트가 나타났던 대표적 사례”라며 “대공황은 실제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졌고, 금융위기 이후에도 인플레가 되살아나지 못 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위기가 민스키 모멘텀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주 금융시장은 시스템에 취약점이 없는지 계속 점검하고 있다”면서 “실버게이트 청산으로부터 촉발된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는 SVB, 미국 지역은행을 거쳐 유럽과 크레딧스위스(CS)로까지 옮겨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물론 이 과정이 조용할 수는 없으며, 취약성을 노출한 기업들의 주가와 채권은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반대급부로 어떻게든 위기 확산을 차단하려는 각국 정부와 금융당국의 의지도 단호하다”면서 “미국은 파산한 은행들의 예금자 보호와 대출 창구 개설을 단행했고 유럽은 CS 인수를 지원해줬다”고 진단했다. 위기가 확산할수록 정책 당국의 개입 강도가 커질 공산은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구도는 우려하는 시장과 위기를 진화하려는 정책 당국의 대치 구도가 이어질 공산이 큰데 이 과정에서 스타일 변동성은 극심해질 전망”이라며 “우려가 심해진다면 안전자산 선호(Flight-to-quality)가 작동하고, 우려가 완화된다면 인플레이션 포트폴리오가 바닥권에서 급격하게 회복하는 것을 반복하는 구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과거 경험적으로 크레딧 리스크는 한번 부각되면 잠잠해지는데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면서 “전반적으로 금융 시스템 지표들은 견고하며 실물 내 부채부담도 크지 않다. 두 달 정도 시간이 흘러 취약점 판단이 끝난다면 민감주와 가치주 비중확대를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마침 중국 경기 회복도 궤도에 올라올 시점”이라며 “에너지, 소재, 산업재, 금융, 부동산 등에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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