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두 배 부당이익"…금감원, 자산운용사 임직원 사익추구 적발

본인이 투자한 펀드에 자사 펀드 설정
본인·배우자 명의로 2억 투자해 3배 받아
  • 등록 2024-02-25 오후 12:00:55

    수정 2024-02-25 오후 12:00:55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자산운용사 운용역이 본인이 투자한 타 운용사 펀드에 자사 펀드를 설정해 부동산을 매수한 뒤 자사 펀드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는 등 이해상충 관리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운용사 운용역에 대해 엄중 조치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25일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부당한 사익 추구 행위를 중점 검사한 결과, 본인이 운용하는 펀드와 본인이 투자한 타 운용사의 펀드 간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이해상충 가능성을 평가하지 않거나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는 등 이해상충 관리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A사 운용역은 A부동산에 투자한 타 운용사의 a펀드에 약 3억원을 투자한 뒤 수년 뒤에 본인이 자사의 b펀드를 설정해 a펀드로부터 A부동산을 직접 매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A사나 b펀드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는 등 이해상충 관리의무를 위반했다. 해당 운용역은 이 거래 이후 a펀드 청산 과정에서 투자금 대비 약 2배의 금원을 상환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2023년부터 금융투자회사 대주주 및 임직원의 부당한 사익 추구행위를 중점 검사 항목으로 선정해 집중 점검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검사에서도 직무정보를 이용한 사익추구 행위 등이 계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A사 운용역은 자사 c펀드의 펀드 자산을 타사 리츠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각 직전 매수인 측 리츠에 본인 소개로 본인 및 가족과 지인들이 리츠의 사모유상증자에 약 20억원 참여하는 거래가 있었음에도 금융투자회사인 A사와 c펀드 투자자 간 이해상충 가능성을 평가하지 않았다. 또 이 같은 거래 사실을 A사나 c펀드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는 등 이해상충 관리의무를 위반했다.

직무상 정보를 이용한 사익 추구 행위도 적발됐다. B사 운용역들은 PFV(부동산개발사업 시행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관련 부동산 개발사업의 사업수지, 현금흐름 등 투자 판단에 중요한 비공개 사업성 정보를 이용해 해당 개발사업의 출자사에 배우자 명의 또는 본인 명의로 총 약 2억원을 투자했다. 개발사업이 종료된 뒤에는 투자금의 3배 이상의 금원을 각 상환받았다.

C사 임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조달을 자문한 사업장과 관련해 PF 조달정보와 사업수지 및 사업계획 등 비공개 직무상 정보를 알게 됐다. 가족법인을 통해 시행사에게 거액의 초기사업비 10억원을 대여해주고,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 한도를 초과한 연 60%의 고리 이자를 수취했다.

직무 관련 업무 알선을 통해 사익을 추구한 행위도 적발됐다. A사 운용역은 본인이 운용하는 자사 펀드의 보유자산을 타 운용사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평소 본인이 알고 지내던 컨설팅 회사에 타 운용사의 매입자문 업무를 알선했다. 그 대가로 해당 컨설팅 회사로부터 본인의 가족회사를 통해 약 20억원의 금전을 수취했다.

A사 운용역은 업무상 알고 지내던 타 증권사가 인수한 주식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해당 증권사에 주식을 매수할 다른 투자자들을 알선하고 그 대가로 본인의 가족회사가 매수하는 주식 매입가의 할인(할인율 5%)을 받았다.

금감원은 “검사결과 확인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 조치할 예정이며, 수사기관 통보도 진행할 것”이라며 “유사한 위반행위가 반복적으로 발견됨에 따라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준법의식 제고 및 자본시장의 신뢰성 회복을 위해 금융투자회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고, 향후 검사에서도 동 위반 유형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기관 투자자 등 다양한 자본시장 참여자가 투자판단시 제재내역을 보다 충실히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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