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부합한 CPI에도 '트럼프 랠리' 주춤…리비안 13.7%↑[월스트리트in]

미 물가, 올바른 방향 가고 있어”…CPI에 안도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 80% 웃돌있지만…투심 위축
공화당 ‘상·하원 싹쓸이’ 10년물 국채금리↑·2년물↓
대선 이후 급등한 테슬라…이틀 연속 주춤
  • 등록 2024-11-14 오전 6:49:11

    수정 2024-11-14 오전 6:49:1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거의 변동 없이 보합으로 마감했다. 소비자물가가 예상 궤도대로 서서히 둔화되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안도했지만, 대선 이후 나타난 ‘트럼프 랠리’가 지나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잠시 숨고르기 하는 분위기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태블릿PC를 보며 거래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AFP)
“미 물가, 올바른 방향 가고 있어”…CPI에 안도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1% 오른 4만3958.19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02% 오른 5985.38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26% 내린 1만9230.7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대로 나오면서 시장은 안도했다. 주거비를 제외한 대부분 물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연방준비제도가 12월 금리인하를 ‘스킵’할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0.2%, 전년동기 대비 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 8월(2.5%), 9월(2.4%)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월대비 0.3%, 전년동기 대비 3.3% 상승했다. 이 역시 예상치에 부합했다. 근원물가는 석달째 전월대비 0.3% 상승 중이다.

주거비가 계속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전체 지수에서 3분의 1를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대비 0.4%, 전년동기 대비 4.9% 상승했다. 노동통계국은 주거비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의 절반정도를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주거 인플레이션은 개선되고 있지만 약간의 시차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세입자에 대한 임대료 상승률은 낮게 유지하고 있지만, 기존 세입자의 갱신 임대료가 물가상승분을 뒤늦게 반영하면서 수치상으로 높게 나오고 있다는 판단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택과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인 ‘슈퍼 코어 서비스물가’는 0.3% 상승하며 9월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슈퍼 코어 서비스물가는 연준이 중시하는 지표다.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PCE)는 주거비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건강보험 및 항공료를 반영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PCE물가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은 예상대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물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 80% 웃돌았지만...투심 결국 위축

이 때문에 12월 금리인하도 예상대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실제 CPI가 나온 이후 시장은 12월 ‘스몰컷’ 가능성을 다시 높였다. 오후 4시기준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가 현재보다 25bp 떨어질 가능성은 82.3%를 기록 중이다. 전날 58.7%보다 크게 올랐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인 데이비드 러셀은 “이제 연준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을 멈출 때”라며 “대선 이후 증시는 자동조종장치에 따라 움직였고 오늘 수치는 수체를 해치지 않았다.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예상에 부합한 CPI가 나오면서 시장은 안도했고, 뉴욕 3대지수도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장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을 반납했고 결국 보합에 마감했다. 대선 이후 대규모 랠리를 보인 이후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평가가 커지면서 매도세가 나온 것이다.

온라인 주식거래플랫폼 이토로의 브렛 켄웰 미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주식이 대규모 랠리를 보인 후 투자자들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구실을 찾고 있다”며 “다만 시장이 단기적으로 매도에 나서더라도 펀드 매니저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선 이후 급등한 테슬라 이틀연속 주춤..리비안 13.7%↑

대선 이후 5거래일 연속 급등했던 테슬라는 이틀 연속 주춤하고 있다. 테슬라는 장초반 4% 이상 상승하다 극심한 변동성을 겪은 이후 0.53% 상승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1.36% 하락했고, 퀄컴(-1.83%), AMD(-3.01%), 브로드컴(-1.5%) 등 대체로 반도체주들이 부진했다.

전기차 제조업체 리비안은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58억 달러 규모의 투자 확대 계획안을 발표한 데 힘입어 주가가 13.7% 급등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 테크놀로지는 월간 총 활성 사용자 수(11%↑)가 시장 예상을 넘어선 실적 보고서를 공개한 후 주가가 11.44% 뛰었다.

공화당 ‘상·하원 싹쓸이’ 10년물 국채금리↑·2년물↓

국채는 엇갈렸다. 10년물 국채금리는 CPI발표이후 급락했지만 상승반전하며 1.8bp 가량 오른 4.451%를 기록 중이다. 공화당이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싹쓸이’했다는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인의 감세안이 통과되면서 경제성장이 촉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경제학자들은 감세안을 비롯해 대규모 관세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재발시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반면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2년물 국채금리는 6bp 빠진 4.284%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는 연일 치솟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43% 오른 106.48까지 치솟았다. 달러·엔 환율은 0.58% 오른 155.51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 유가도 이틀 연속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31달러(0.46%) 높아진 배럴당 68.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39달러(0.54%) 상승한 배럴당 72.28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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