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보릿고개’라는 호재를 활용, 전도유망한 바이오 벤처들의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쪽은 자금력이 충분한 바이오업체들도 있지만 주로 사모펀드등이 주축을 이룬다. 처음에는 백기사를 표방하며 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후 시나브로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빼앗는 전략을 펴는게 일반적이다.
반대 쪽에 있는 바이오 벤처의 창업자나 대주주는 연구개발비 등 자금이 거덜나, 회사가 존폐기로에 놓이면서 대개 전환사채나 신주발행, 지분 매도 등을 통해 새로운 대주주를 영입하는 수준을 밟고있다. 회사가 생존을 위해 자금조달 사정이 급하다보니 헐값에 경영권을 넘기는 경우도 빈발하는 상황이다.
현재 회사 경영권을 두고 기존 바이오 벤처의 창업자나 대주주가 사모펀드 등 신규 대주주와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곳은 자본시장에 상장된 회사만 1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유니온제약(080720), 싸이토젠(217330), 씨티씨바이오(060590), 유엑스엔, CG인바이츠(083790)(구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이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대표적인 K바이오 업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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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바이오 신약개발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단기간에 전문인력으로 대체할수 있는 사업분야가 아니어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바이오벤처들이 입는 타격은 예상 이상으로 심대하다. 바이오 벤처는 창업자(기존 대주주)를 완전하게 배제하고는 회사의 신약개발을 효율적으로 지속하기가 사실상 힘들게 되는 사업구조인 셈이다.
바이오벤처의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은 이를 뺏으려는 자와 빼앗기는 자 모두를 공멸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패착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컨대 바이오벤처의 경영권을 인수한 쪽은 창업자(기존 대주주)의 노하우와 경험을, 창업자(기존 대주주)는 인수자의 경영권을 각각 일정 부분 인정하는 상생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만 둘다 공멸의 늪에서 벗어날수 있고 투자자들에게서도 비난이 아닌 응원을 받을수 있다. 회사가 무너지면 경영권 또한 공중분해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