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인호 VM웨어 한국 지사장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VM웨어 익스플로어 싱가포르 2023’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핵심 사업 전략으로 꼽았다.
VM웨어는 그간 컴퓨트,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각각의 요소를 가상화하는 기술로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운영과 관리 또한 주요 강점 중 하나다. 이 같은 기술력과 솔루션으로 금융 등 보안성과 규제 준수(컴플라이언스)가 요구되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장했다. 그러나 글로벌 통신칩 강자 브로드컴이 진행 중인 VM웨어 인수를 계기로 전략의 변화가 예고된 상황이다.
양사는 현재 610억달러(약 82조원) 규모 ‘빅딜’ 성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7월 유럽연합(EU)이 조건부로 계약을 승인한 데 이어, 영국도 이를 승인했다. 미국과 중국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VM웨어 측은 오는 10월말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 중이다.
전 지사장은 “브로드컴이 내놓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VM웨어의 비즈니스를 유지하면서도 플랫폼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매년 투자하겠다고 밝힌 20억달러(2조7140억원) 중 10억달러를 멀티클라우드 플랫폼 자동화 기능 등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파트너와 생태계에 투자해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VM웨어가 내놓은 프라이빗 AI 전략 또한 플랫폼으로 귀결된다. 생성형 AI 구축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엔드-투-엔드(End-to-End)’로 제공하는 전략을 채택한 경쟁사와 달리, 기술적 환경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협력사들에게 맡기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초 출시를 앞둔 ‘프라이빗 AI 파운데이션 위드 엔비디아’는 이 같은 계획의 중심에 서있다. 메타 ‘라마 2’, ‘팔콘 LLM’ 등 다양한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은 물론,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와 소프트웨어(SW)를 결합해 플랫폼으로써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데이터가 구축형 서버(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 퍼블릭 클라우드 등에 산재돼 있어도 이를 자체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를 위해 그는 국내 기업들과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전 지사장은 “모델러, 머신러닝(ML) 옵스, 인프라, 시스템 통합(SI) 등 국내 여러 독립 SW 공급기업(ISV)들과 협력을 추진, 각 산업 환경에 특화된 생성형 AI 생태계를 마련해 시장을 확장하겠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전 지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AI 기술 적용을 빠른 시일 내에 시작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기업이 적용하려고 하는 AI는 대부분 크지 않고, 지금 당장이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생성형 AI를 접목한 산업 특화 모델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