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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현대자동차 차량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오는 2025년 공급을 목표로 협력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005380)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협력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용 시스템반도체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은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한다. 실시간 운행정보와 고화질의 멀티미디어 재생, 고사양 게임 구동 등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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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 무성하던 삼성-LG ‘OLED 동맹’, 83형 TV로 기대감↑
삼성은 영원한 라이벌로 꼽히는 LG와도 협업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국립전파연구원에 83형 OLED TV 제품의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 적합등록을 마쳤다. 일반적으로 적합성 평가를 받은 제품은 가격, 유통 조율을 남겨둔 출시임박 제품으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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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삼성과 현대차·LG는 협력보다 경쟁관계가 두드러졌다. 자동차에 애정이 깊었던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현대차가 자리잡고 있던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가는 1980년대에 전자제품 제조사 현대전자를 설립한 데 이어 외환위기(IMF) 이후 LG반도체도 인수합병해 현대전자의 덩치를 키웠다. 훗날 삼성과 현대 모두 각각 자동차와 반도체사업을 정리하며 두 재벌가문의 경쟁구도는 일단 완화됐다.
그러나 현대차는 삼성이 언제든 자동차업에 재진출할 수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가 2016년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할 때도 경계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90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공급사로 하만이 아닌 LG전자를 선정하기도 했다. G90의 전신 EQ900의 경우 하만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납품했는데 공급사를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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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국내 수사기관에도 조성진 사장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의뢰했고 LG전자도 증거위조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삼성전자 임직원을 맞고소했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때…국내 그룹간 협업 환영”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그룹 총수들이 세대교체된 이후 갈등이 일부 희석된 데다 공식석상에서 자주 마주하면서 갈등보다 협력을 기반으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양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선대회장들이 그룹을 이끌 때는 국내 시장을 놓고 싸우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대부분 글로벌 경쟁을 하는 상황”이라며 “그룹 총수들이 경제사절단 같은 행사에서 자주 만나 관계를 쌓으면서 국내 그룹이 아닌 외국 기업과 경쟁하려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도 “총수들의 세대교체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선의의 경쟁은 하되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가려면 적절한 협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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