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약 1시간 동안 이 회장의 영결식이 가족과 지인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상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동생 이부진 사장 등 가족을 챙겼다.
특히 이 사장은 눈물을 보이며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그런 동생을 부축했다. 장지에서도 이 사장이 이 부회장의 팔짱을 낀 채 의지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생전 고인의 딸 사랑은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석상에 늘 이 사장의 손을 잡고 등장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2010)에서 두 딸의 손을 꼭 붙잡고 전시장을 찾아 “우리 딸들 광고 좀 해야겠습니다”라고 재치있게 말하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다소 불편한 발걸음을 오른편의 이사장, 왼편의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 의지해가며 1시간가량 전 세계 IT산업의 경향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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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남긴 삼성 계열사 주식만 해도 무려 18조 원이 넘는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넘게 뚜렷한 의식 없이 투병했다. 이 기간에 유언장을 작성했을 수는 없었겠지만, 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형인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과 법적 다툼을 벌인 아픔이 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유언장을 작성해뒀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삼성그룹을 이끌어 간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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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유언장이 없다면 상속은 배우자와 이 부회장 등 자녀 3명에게 법정 비율대로 이뤄진다. 홍 여사는 33.33%를, 이 부회장과 이 사장, 이 이사장은 각각 22.22%씩 물려받게 된다.
이렇게 되더라도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48%를 가진 최대주주로,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삼성생명을 거쳐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또 이병철 선대 회장 사후에 삼성이 신세계와 CJ, 한솔 등으로 쪼개진 것처럼 이 부회장 삼 남매의 계열분리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지분구조를 고려하면 이 사장의 호텔신라가 독립하기보다 자율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이끌다 경영에서 손을 뗀 이 이사장이 다시 복귀할지도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