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를 둔 학부모이자 학교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숙영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4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자녀와 올해 고교 진학을 앞둔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그는 교육현장의 실태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봐왔다. 인터뷰에서 김 활동가는 올해 교육계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학부모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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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됐다. “학생 맞춤형 교육을 통해 ‘잠자는 교실’을 깨우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과도한 입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신 평가체제 역시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 체계로 바뀌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5등급제에서 2등급은 기존 9등급제의 3~4등급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요. ‘1~2등급은 받아야 대학 간다’는 자극적인 마케팅이 성행하고, 이에 휘말린 중학교 3학년생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업은 학생 맞춤형으로 바꾼다면서, 정작 평가는 더 경쟁적으로 만들어 버린 셈이죠.”
올해 정치하는엄마들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으로는 학생인권법 제정과 소외계층 학생 지원 강화를 꼽았다. 김 활동가는 “느린학습자, 난독증·난산증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실질적 지원은 부족하다”며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에 쓸 예산을 이같은 학생들을 위한 지원에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SNS, 게임, 도박 중독 문제가 심각한데 예방 교육은 유인물 배포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실질적인 교육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예방 교육이 실효성이 없어요. 한번은 디지털·도박 중독 예방 교육이라며 집안 정리 교육을 했더군요. 이런 식의 형식적인 교육으로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CCTV 설치나 체험학습 진행 등 안건도 학부모 80% 이상 동의 받는데 교과서 선택이나 주요 교육정책은 의견 수렴 없이 결정되고 있어요. 학교운영위원회가 법적 기구인 만큼, 논의할 주제를 대폭 늘리고 학생들도 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김 활동가는 “교육 정책이 바뀔 때마다 학생들이 실험 대상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시설 개선도 중요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소통하는 교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 학부모, 교사가 서로 의견을 나누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진정한 교육 혁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교육의 중심은 학생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작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는 배제된 채 정책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어요. 올해는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교육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