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비금융 자회사 매각 여전히 '지지부진'

비금융 중소·벤처기업 투자지분 77곳 중 10% 정도 매각
세컨더리펀드 활용 등 매각 방안 변경 필요 입장도
"비금융 자회사 관리 제대로 하라는 의미" 지적도
  • 등록 2016-08-17 오전 8:34:57

    수정 2016-08-17 오전 8:39:12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산업은행의 비금융 자회사 매각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산업은행이 매각을 공고한 77개 중소·벤처기업 투자지분 매각 대상 가운데 10%미만이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대상들이 비상장 회사들로서 소수지분이라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세컨더리펀드(자금회수지원펀드) 활용 등 매각 방식에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132개 비금융 자회사(작년말 기준) 중 98개의 중소·벤처기업 투자지분 가운데 77곳에 대한 우선 매각을 진행중이다. 산은은 ‘분식회계’ 혐의에 휩싸여 있는 대우조선해양 부실 관리 논란에 따른 정부 방침에 따라 3년간 보유중인 비금융 자회사 132개를 매각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 5월20일을 시작으로 6월1일과 6월14일 등 3차례에 걸쳐 각각 30곳, 33곳, 14곳의 중소·벤처기업 투자지분매각 공고를 냈다. 7월25일부터 지난 11일까지는 75곳의 일괄 매각 재공고까지 냈다. 낙찰자는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을 적용해 희망수량 단위당 높은 가격을 써낸 입찰자 순으로 정했다.

3번째 매각까지 6~7개 매각...4번째 매각 입질은 더 왔지만

하지만 매각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각 결과를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이번 매각 방식 등을 통해 대략 6~7개의 기업을 매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4차 재공고에는 매수자들이 조금 늘었지만 생각만큼 많은 수요가 몰린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는 산은이 매각하려는 중소·벤처기업 투자지분이 대부분 비상장 주식의 소수지분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동성 제약이 크고 매수자 확보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들 지분은 산은이 신성장동력산업 지원 등의 정부 시책에 따라 10억원 미만으로 FI(재무적투자자)로 투자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매수 입질이 조금 더 많이 들어온 네번째 매각의 성적에 대해서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산업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재공고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회사를 더 들여다 볼 수 있어 매수자가 더 들어온 것 같다”면서도 “실제로 매각이 될지는 협상을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선 이에 따라 매각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3차까지 매각을 해보니 그렇게 (매각에) 우호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어 (매각) 방식을 바꿀 생각이 있다”며 “시장 수요에 대해 산은이 알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할 것은 진행하고 시장 수요에 맞게 바꿔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세컨더리펀드 활용 등 매각 방안 변경 검토

시장에서는 세컨더리펀드를 활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세컨더리펀드는 벤처캐피탈 등이 투자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구주)만을 매입하는 자금이라 산은 보유의 비금융 자회사 지분(구주)을 매입하는 데 더 적합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벤처 관련 펀드는 구주 매입 지분에 대한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세컨더리펀드는 구주만을 매입하는 자금이라 산은의 비금융자회사 지분 매입에 좀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은은 이날 여의도 본점 1층에 개장한 ‘스타트업 IR센터’를 통해 비금융 자회사 매각의 측면 지원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비금융 자회사 매각을 위한 행사는 아니지만, IR대상 기업에 비금융 자회사 지분이 있는 기업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보여주기식 자회사 매각보다는 비금융 자회사 매각의 취지를 살펴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성이 떨어져 안 팔리는 지분을 무리하게 헐값에 매각할 필요는 없다”며 “비금융 자회사 매각을 빨리 하라는 의미는 비금융 자회사 관리를 도덕적 해이 없이 제대로 하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용어설명>

세컨더리펀드(secondary fund)

신규 벤처주식에 직접 투자(신규 주식)하는 게 아니라 다른 벤처캐피털이나 엔젤(개인투자자), 사모투자펀드(PEF) 등이 보유하고 있는 벤처주식을 매입하여 수익을 올리는 펀드. 투자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캐피털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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