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A급원룸 월세가격 `하이킥`

공급부족으로 1년새 월셋값 15만원 상승
  • 등록 2010-02-25 오전 9:40:51

    수정 2010-02-25 오전 9:40:51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미혼 직장인 A씨는 회사 근처에서 혼자 살 생각으로 강남역 인근 중개업소를 돌아봤다. 하지만 A씨가 가진 돈으로는 마음에 드는 원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서울 역삼동, 신사동 등 오피스타운 주변 A급 원룸들이 품귀를 빚으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25일 강남구 역삼동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33㎡형 A급 원룸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1년 전에 비해 월세가격이 15만원 정도 오른 것이다.

역삼부동산 관계자는 "작년만 해도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 수준이면 괜찮은 원룸을 구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반지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월세 원룸은 그나마 물량이 있는 편이지만 전세 물량은 찾기 힘들다.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고정 수입이 있는 월세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매달 부담이 없는 전세를 원하기 마련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룸 전세가격도 많이 올랐다.

원룸 주택의 위치, 층, 옵션 등에 따라 가격차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전세가격은 500만~1000만원 정도, 월세는 5만~15만원 정도 올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얘기다.

온라인 원룸 중개업소인 부동산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전세금 1억원 정도면 23㎡형 10개를 보여줄 수 있었지만 요즘은 2~3개 밖에 안된다"며 "물량이 없다보니 나오는 즉시 계약된다"고 말했다.

원룸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수급 상황이 안 좋기 때문이다. 회사원이나 학생 등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거의 되지 않고 있다. 역삼동 신사동 일대 단독주택은 90년대부터 원룸으로 바뀌기 시작해 최근에는 신규로 나오는 물량이 거의 없다.

전월세 가격이 오르다보니 재계약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이사비용과 도배 등 각종 수리비용을 고려하면 가격을 조금 덜 올리더라도 재계약하는 편이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서초구 잠원동의 두원중개업소 정은주 실장은 "요즘 월 5만원 정도 올려주고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다"며 "세입자들이 마땅한 원룸을 찾기 힘들어지자 그냥 눌러 앉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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