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찾은 울산 남구의 SK이노베이션 정유화학 복합단지 ‘울산 콤플렉스(CLX)’ 내 공사 현장. 축구장 22개 넓이와 맞먹는 21만5000제곱미터(㎡) 크기의 부지에선 트럭 예닐곱대와 포크레인 세네대 등이 분주하게 땅을 고르고 있었다. 그동안 매립·소각되던 폐플라스틱 쓰레기를 ‘미래 에너지 자원’으로 새로 거듭나게 할 재활용 단지를 짓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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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지오센트릭은 이날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인 울산 ARC 공사 현장을 공개했다. 오는 10월 착공식을 연 이후 본격적인 공사를 착수하기에 앞서 터를 다지는 작업을 한창 벌이는 모습이었다. SK지오센트릭은 해당 단지를 건설하는 데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최태원 SK 회장이 발표한 ‘울산 내 8조원 투자 계획’에도 포함된다.
울산 ARC가 가동되면 매년 500밀리리터(㎖) 생수병 약 213억개에 달하는 폐플라스틱 32만톤(t)이 재활용된다. 이곳에 모인 폐플라스틱은 각각에 맞는 공정을 거친 뒤 23만t의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로 탄생해 산업 곳곳에 활용된다. SK지오센트릭은 원료로 사용될 폐플라스틱 물량을 90% 이상 국내에서 확보한 상태로 건설이 완료되면 단지를 즉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울산 ARC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미래 주요 먹거리로 꼽는 SK지오센트릭의 상징적인 설비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SK지오센트릭은 환경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는 동시에 미래 사업으로서의 가치도 높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선제 추진해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강한 의지를 그동안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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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ARC는 폐플라스틱 대부분을 재활용할 수 있는 화학적 재활용 방식을 채택했다. 화학적 재활용은 투명 페트(PET) 등 일부 쓰레기만 처리할 수 있는 기계적 재활용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로, 폐비닐 등 기존에 재활용하기 어려웠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데다 여러 번 반복해 재활용해도 물성을 유지할 수 있어 한 차원 높은 재활용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울산 ARC는 그중에서도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로 불리는 △열분해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해중합을 세계 최초로 한곳에서 구현한다. 김기현 SK지오센트릭 PM은 이에 대해 “각각 공정을 따로 짓는 것보다 하나의 클러스터를 구축하면 유틸리티를 통합적으로 사용하면서 공간과 공정에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지오센트릭은 이렇게 후처리한 열분해유 중 일부를 울산 CLX 나프타분해설비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대신해 쓰레기에서 추출한 열분해유를 다시 석유화학 제품 원료로 사용하는 이른바 ‘순환경제’가 완성되는 셈이다. 폐플라스틱 1t을 열분해유로 재활용하면 소각할 때보다 탄소 배출량을 최대 2.7t가량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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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지오센트릭이 추진하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활용 소재를 30% 이상 쓰도록 법제화했고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 등에서 재생 원료를 2030년까지 50% 이상 쓰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해서다. 이에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2050년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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