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내시경에 복강경 시스템까지"…올림푸스, 의료기기사업 올인

카메라·현미경사업 연이어 매각…의료기기 판매 호조로 지난해 실적 개선
AI내시경 개발해 경쟁력 강화…"다양한 기능 하나로" 최신 복강경 시스템도 출시
  • 등록 2023-11-28 오전 8:43:36

    수정 2023-11-28 오전 8:43:36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디지털카메라 제조기업에서 의료기기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올림푸스가 의료기기사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올림푸스는 디지털카메라와 현미경 사업 부문을 연이어 매각했다. 올림푸스는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소화기 내시경 개발 등과 인수합병을 통한 글로벌 소화기 내시경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글로벌 소화기 내시경 시장점유율 70%로 1위

27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올림푸스는 2023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매출은 전년(7조4467억원) 대비 16.2% 증가한 8조6555억원을 기록했다. 올림푸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8314억원으로 전년(1조4512억원) 대비 26.2% 늘었다.

올림푸스의 매출은 의료기기 판매 등을 통해 발생한다. 의료기기 매출 중 약 34%는 소화기 내시경, 나머지 외과 내시경, 내시경 수리, 치료솔루션 등에서 발생한다. 올림푸스의 글로벌소화기 내시경시장 점유율은 70% 수준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919년 현미경 제조 기업으로 출발한 올림푸스는 2000년대 글로벌 1위 디지털카메라기업으로 우뚝 섰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2020년 디지털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올림푸스는 올해 초 현미경사업까지 매각하며 의료기기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올림푸스가 의료기기기업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하게 된 밑바탕에는 1950년 글로벌 최초로 상용화한 독자적인 내시경(위 카메라) 기술 등 독보적인 기술력이 깔려 있다.

올림푸스가 디지털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하기 전인 2019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1628억원, 2907억원을 기록했다. 올림푸스가 의료기기기업으로 변신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6555억원, 1조8314억원을 나타냈다.

올림푸스는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소화기 내시경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림푸스는 지난 10월 한국에 최신 내시경 시스템인 이비스 엑스원(EVIS X1)을 출시했다. 이비스 엑스원은 의료진이 내시경을 통해 환자의 위, 대장, 식도 등에서 소화기 질환이나 기관지 질환을 더 정확하게 검진·진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탑재돼 있는 시스템이다. 의료진이 환자의 이상부위를 보다 효과적으로 발견할 수 있게 개발된 △RDI(Red Dichromatic Imaging) △TXI(Texture and Color Enhancement Imaging) △NBI(Narrow Band Imaging) 등이 탑재됐다.

RDI는 녹색과 황색, 적색 파장을 활용해 혈관을 시각화하는 기술로 깊은 혈관이나 위장계 출혈 원인의 가시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즉시 치료가 필요한 혈관을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TXI는 병변 부위의 질감, 밝기, 색상을 강화해 미세한 조직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줘 병변의 가시성을 향상시켜준다. NBI 기능으로 청색 및 녹색광을 사용, 혈관과 주변 점막 간의 대비를 높여 보다 정밀한 진단을 가능하게 한다.

올림푸스는 내년부터 시작해 5년 이내 전 세계 20%에 인공지능(AI) 소화기 내시경 시스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림푸스는 지난해 3월 한국에 대장내시경 검사 보조 인공지능 시스템 엔도브레인 아이(EndoBRAIN-EYE)를 선보였다. 엔도브레인 아이는 딥 러닝을 토대로 약 395만장의 대장내시경 영상을 인공지능에게 학습시켜 정량적으로 분석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는 소프트웨어다. 올림푸스는 글로벌 소화기 내시경시장에서 기존 시장 점유율은 지키면서도 신흥 국가 진출 등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최근 4년간 약 1.3조 투자해 기업 6곳 인수

올림푸스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추진하고 있다. 올림푸스는 최근 4년간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영국 내시경 영상 인공지능 분석 기업 오딘비전, 미국 전립선비대증 치료기기 기업 메디테이트, 한국 비혈관 스텐트 기업 태웅메디칼 등 총 6곳의 기업을 인수했다. 올림푸스는 약 4800억원을 투입한 태웅메디칼 인수합병 작업을 내년 중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태웅메디칼은 △담도 △식도 △대장 △십이지장 등 소화기내과용 스텐트 개발과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소화기 스텐트는 암 또는 다른 질병으로 인한 장기의 폐색이나 협착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의료기기업계는 올림푸스가 태웅메디칼 인수를 통해 내시경 치료 솔루션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기기업계는 추가적인 인수합병도 점치고 있다.

올림푸스는 내시경과 더불어 복강경 시스템 분야도 주력하고 있다. 복강경이란 복부 측면에 작은 구멍을 내고 공기를 넣어 관찰하기 쉽게 부풀어 오르게 한 후 복강 내부를 바라보면서 검사 및 수술, 조직을 채취하는 것을 말한다. 복강경은 시야 확보뿐만 아니라 수술 기구를 넣을 때에도 사용한다.

올림푸스는 최근 최신 복강경 시스템 비세라 엘리트 III(VISERA ELITE III)을 한국에 출시했다. 비세라 엘리트III는 기존에 3차원(3D)와 4K 이미징을 함께 사용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복강경 대장 절제술, 복강경 담낭 절제술 등 다양한 기능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제공한다. 비세라 엘리트III는 또 사용자에 따라 맞춤형 기능을 설정할 수 있어 일반 외과뿐만 아니라 비뇨의학과, 부인과, 이비인후과 수술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올림푸스는 치료솔루션사업도 진행한다. 올림푸스의 치료솔루션 사업은 보건의료진이 환자에게 진단, 치료, 최소 침습 시술·수술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치료솔루션 포트폴리오는 용종절제용 스네어 조기 개발에 일조한 것에서부터 시작해 수술용 에너지 디바이스와 다양한 수술도구로 확대됐다.

올림푸스 한국 관계자는 “올림푸스는 카메라 명가로 잘 알려졌지만 의료기기 사업에 포트폴리오를 집중해 이제는 명실상부 의료기기 명가로 자리 잡았다”며 “올림푸스는 2019년 글로벌 메드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발표한 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의료사업의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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