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경의 바이오 돋보기]‘100원 팔아 42원 남긴’ 셀트리온…향후 10년간 매년 1개씩 차기作 내놓는다

2분기 영업이익률 42.4%…6개월 만에 8.9%p 급증
매출·수익 분기 최대실적…2분기 연속 ‘매출액 1위’
2030년까지 1만명 직접고용…R&D 인력만 2000명
해마다 1000명 이상 채용…2023년 송도3공장 착공
  • 등록 2020-08-08 오후 3:12:04

    수정 2020-08-08 오후 3:51:45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 42.4%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을 일컫는다. 쉽게 설명해서 영업이익률이 42.4%라는 건 `100원짜리 제품 한 개를 팔면 42원 넘게 남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말 33.5% 보다 8.9%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6개월 만에 100원당 9원이나 개선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분기 투자은행(IB) 컨센서스 37.7%도 4.7%포인트 웃돌았다. 이 같은 영업이익률 신장은 곧바로 경영 성과에 반영됐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매출액 4288억원과 영업이익 1818억원을 각각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치를 시현한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2.5%, 영업이익은 118.1% 급증하며 영업이익 증가 폭이 매출 확장세를 크게 앞섰다. 올 들어 1분기 제약·바이오업계 1위 매출(3728억원)을 최초로 달성한 데 이어 2분기 역시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8000억원을 돌파하며 일찌감치 ‘1조 클럽’ 유지를 확정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변화에도 2분기 매출과 수익이 대폭 늘어났다”며 “후속 제품 개발, 글로벌 케미컬 사업, 코로나19 치료제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발판삼아 성장세를 지속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美·유럽 ‘빅 마켓’ 점유율↑…램시마·트룩시마 `쌍끌이`

8일 의료정보 제공기관 심포니헬스(Symphony Health)에 따르면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3월 말 7.9%에서 6월 말 16.4%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불과 반년 사이 처방 속도가 가팔라진 것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 또한 올 2분기 미국에서 10.5%에 이르는 두 자릿수 점유율을 실현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첫 선보인 트룩시마의 미국 점유율이 급상승한 점이 매출 견인차 역할을 했다. 여기에 인천 송도 제1공장 증설 시설이 본격 가동하자 램시마·트룩시마 등 주력 상품 생산 효율이 제고되며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셀트리온 본사 전경. (사진=셀트리온)


아울러 유럽에서는 안정세를 굳히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의하면 1분기 유럽 시장 점유율은 램시마 57%, 트룩시마 40%,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19%로 각각 조사됐다. 지난 2월 유럽 각지에서 판매를 개시한 ‘램시마SC’의 경우 기존 류마티스 관절염(RA)에 이은 7월 염증성 장 질환(IBD)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고 치료 범위 확장에 따른 매출 증대가 전망된다. 램시마SC는 유일한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제형이다.

셀트리온의 주력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사진=셀트리온헬스케어)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사진=셀트리온헬스케어)


후속 제네릭 ‘글로벌 임상’ 가속…내달 CT-P59 상업생산

종전에 집중하던 바이오시밀러 뒤를 잇는 차기작에 관한 ‘글로벌 임상’을 가속화한다. 셀트리온은 알레르기성 천식·만성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Xolair)의 바이오시밀러 CT-P39에 대해 글로벌 임상 3상,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Stelara)의 바이오시밀러 CT-P43에 대해선 임상 1상을 올 2분기에 착수했다. 졸레어와 스텔라라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기준 각각 3조9000억원, 8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이다.

이들 후속 바이오시밀러는 지난 3월 유럽의약품청(EMA)에 승인을 신청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T-P17(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및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결장직장암 치료제 CT-P16(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과 함께 차세대 성장 동력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재인(오른쪽 가운데) 대통령이 지난 4월 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산업계·학계·연구소·병원 합동 회의에 참석, 치료제와 백신 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문 대통령 앞쪽으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셀트리온은 후속 파이프라인 임상에 박차를 가해 오는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후속 제품 허가를 목표하고 있다. 이외에 자체 개발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CT-G7이 지난 4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잠정 승인을 받으면서, 자회사 셀트리온제약(068760) 청주공장을 통한 CT-G7 전용 생산라인 구축은 물론 공급물량 증산까지 글로벌 조달시장 진출에 노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국책과제로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는 임상시험계획(IND)을 지난달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고 국내 임상 1상에 들어간 상태다. 3분기 내 1상 시험을 마치고 다음 달부터 대량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영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임상 2·3상을 거쳐 연말까지 중간 결과를 확보하고, 내년 상반기 치료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서정진 ‘빅 피처’…40兆 거대 프로젝트 스타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 인천시청에서 203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분야 25조원, 케미컬 의약품 5조원, U-헬스케어 10조원 등 총 40조원을 투자해 11만명에 달하는 직·간접 고용창출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그룹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연구·개발(R&D) 관련 2000명과 생산인력 8000명 등 전체 1만명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향후 10년 동안 해마다 1000명씩 신규 채용하는 셈이다. 우선 내년 말까지 1500명을 새로 뽑는다. 제3공장 착공이 예정된 2023년 전후에 해당하는 내후년부터 2025년까지는 5000명으로 연(年) 1000명 이상씩 신입 직원 선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 그룹 비전 2030. (자료=셀트리온)


서 회장은 “인천 송도에서 출발해 지역 사회와 바이오산업 꿈을 키워온 셀트리온이 이제는 명실상부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면서 “우리나라 바이오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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