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국장이 지난해 대선 당시 러시아-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캠프의 유착 정황을 인지하고 러시아 측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미 정보기관 관계자가 이 사실을 공식 석상에서 언급한 건 처음이어서 의혹은 더 커질 전망이다.
존 브레넌 전 CIA 국장은 23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해 러시아 관료와 트럼프 캠프와 관련 있는 미국인의 접촉을 인지하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브레넌 전 국장은 올 1월까지 CIA를 총괄해 온 인물이다. 그는 또 지난해 8월 러 연방보안국(FSB) 국장에게 전화해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한다면 양국 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실제 이들이 유착해 대선 개입을 시도했는지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브레넌 전 국장 등의 증언으로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유착 의혹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9일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돌연 해임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코미 국장이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의 유착 의혹 조사를 강화하자 이를 해고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고 결국 로버트 뮐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FBI는 올 1월에도 러시아가 트럼프를 당선시키고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낙선시키고자 민주당 의원의 이메일을 해킹하는 등 시도를 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트럼프 측은 이를 완강히 부인해 왔으나 올 1월 집권한 트럼프 정권 초기 부담이 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 문제를 변호하고자 트럼프 변호 경험이 있는 뉴욕 변호사 마크 카소위츠를 선임키로 했다고 미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기자가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