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만난 美 고위급 “한반도 비핵화” 언급한 이유는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 시 주석 등 회담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 공약 강조”
대만해협·남중국해 문제 논의, 합의점은 못 찾아
  • 등록 2024-08-30 오전 9:28:47

    수정 2024-08-30 오전 9:28:47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을 다녀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이 중국측에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 지정학 문제에 대해서도 미·중이 이야기를 나눴지만 뚜렷한 접점은 찾지 못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이 29일 중국 베이징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방중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AFP)


설리번 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방중 결과 브리핑을 열고 “모든 (중국 내) 회의에서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27~29일 중국을 방문했다. 29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전격적으로 만나 회담을 갖기도 했다. 이에 중국측과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관심을 모았다.

미국이 중국과의 만남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내용을 언급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한반도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22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채택된 당 강력에 ‘북한의 비핵화’ 언급이 삭제돼 논란이 된 점을 의식했다는 시각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은 변화가 없고 이 문제에 대한 우리 접근은 대만 관계법, 미·중 3대 공동성명, 6대 보장(대만에 제약 없는 무기 수출, 대만 주권 사실상 인정, 대만에 불리한 양안협상 개입 금지 등)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필리핀이 갈등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그는 “긴장 완화가 우선이고 우리는 필리핀과 중국의 직접 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어떤 특정 합의를 이루진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이 필리핀 같은 당사자들을 제쳐놓고 중국과 합의 할 수는 없고 두 국가 사이의 직접 외교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측에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말라는 요청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당국자들을 만날 때마다 선거 개입 문제를 제기하고 어떤 국가도 미국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분명히 강조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과의 만남이 다시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그는 “두 사람이 모두 연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고 참석한다면 함께 앉을 기회를 가지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공식 만남) 확인이나 발표를 기다려야겠지만 그 방향이 논리적·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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