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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위원장은 지난 3일 혁신위 회의가 끝난 후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 어려운 곳에 출마하는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당 위기를 바로잡으려면 희생의 틀 아래 결단이 요구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김경진 당 혁신위원은 “공천관리위원회 룰(규칙)로 강제하는 것이 가능할지 다양한 견해가 있었지만 이런 방향으로 정치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혁신위원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공식 의결이 아닌 ‘정치적 권고’였지만 당내 여파는 상당하다.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대통령과 가깝다는 의원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최소 30명이 이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 국민의힘 의원 111명 가운데 3분의 1이 물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영남권 중진이자 당 지도부인 김기현 대표(4선·울산 남을)와 윤재옥 원내대표(3선·대구 달서을)를 포함해 3선 이상 비수도권 중진 의원만 해도 25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와 인수위 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의원(초선·비례)이 가장 먼저 깃발을 들었다. 이용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험지’로 꼽히는 수도권(경기 하남)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며 “불출마를 포함한 당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지도부 결정권을 쥔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 발표 직후 취재진을 만나 “혁신위가 여러 논의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제안하면 당에서 정식 논의 기구와 절차를 통해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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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위원장은 당 통합을 위한 움직임에도 속도 내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뿐 아니라 비주류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 등까지 폭 넓게 만났다. 당 최고위원회의는 혁신위가 제1호 혁신안으로 제안한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시장 등에 대한 징계 처분 취소를 지난 2일 수용하며 혁신위의 통합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비주류 껴안기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강연하던 도중 인 위원장을 향해 영어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심판을 한 유권자의 소리를 듣고 오는 것을 선결조건으로 꼽으면서 결국 회동은 성사되지 못했다. 그는 “이준석이 환자라 저를 찾아왔나,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정부·여당을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토크콘서트가 끝난 후 “들으러 온 것”이라며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인 위원장이 통합 대상으로 포함시킨 홍준표 시장 역시 당 징계 처분이 취소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는 뜻)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고 적으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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