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삼성전자가 이번 연말 인사에서 신사업 발굴을 위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며 사업 확장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17년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을 인수합병(M&A) 이후로 사실상 삼성의 대형 M&A 시계가 멈춰 있던 탓에 내년 미래사업기획단의 역할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사업 발굴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추는 동시에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사진=하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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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을 필두로 디바이스경험(DX)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부사장급 2명을 영입해 조직을 꾸리고 있다. 정확한 조직 구성은 진행 중이지만 대표이사 직속으로 꾸려진 미래사업기획단은 10~20명 규모로 10년 후 삼성의 먹거리를 찾는 임무를 맡았다.
삼성은 하만을 인수한 이후 뚜렷한 M&A 성과가 없던 탓에 새로운 산업 개척이 부족하단 지적을 받아왔다. 하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6년 부회장 등기이사로 오른 뒤 단행된 첫 M&A로 크게 주목받은 사업이었다. 이 회장은 이듬해 3월 80억달러(당시 약 9조 3400억원)에 하만을 인수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가액으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최근 하만이 소규모 M&A를 진행하면서 삼성의 M&A 시계도 빨라지고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만은 지난달에만 음악 관리·검색·스트리밍 플랫폼 ‘룬(Roon)’과 프랑스 오디오 소프트웨어 회사 ‘플럭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등 회사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 초반 실적 악화를 겪으며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하만은 올해 3분기엔 분기 최대 영업이익(4500억원)을 거두면서 오디오 경쟁력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이번 미래사업기획단은 과거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지시로 꾸려진 신사업추진단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포스트 하만’이 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06년 출범한 신사업추진단은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시밀러, 의료기기 등 5대 분야를 육성하겠다고 밝혔고 2011년 헬스케어 분야에서 메디슨을 인수했다. 신사업추진단의 역할로 삼성SDI의 주력 사업이 생겨났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자회사가 출범했다.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와 함께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M&A는 현재 확보한 기술이 없거나 시장 점유율을 합병하는 측면에서 이뤄지는 기업들의 여러 투자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며 “대형 M&A와 더불어 기존 사업 확장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