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론스타 사건’ 핵심 인물인 스티븐 리(미국 국적·한국명 이정환)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미국에서 체포 뒤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론스타 관련 수사를 철저히 하라고 검찰에 요청했다.(사진=박정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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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법무부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연방법원은 지난 8일(현지시간) 스티븐 리의 조건부 보석을 결정했다. 스티븐 리의 보석 조건은 보석금 1000만달러(약 130억원),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전자 장비 부착, 가택 연금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법무부는 미국 당국과 공조해 스티븐 리를 미국 뉴저지주에서 미 당국에 의해 검거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불과 6일 만에 풀려났다. 이번 조건부 보석 결정에 따라 스티븐 리는 불구속 상태로 미국 법원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가택 연금 조건이 있어 사실상 구금 상태”라며 “범죄인 인도 절차는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스티븐 리가 정·관계 로비를 통해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내 은행법상 비금융 부문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인 론스타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으로 분류돼 의결권 있는 은행 주식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외환은행 인수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2003년 외환은행 자기자본비율(BIS)이 8% 미만인 부실은행으로 분류, 부실 금융기관을 인수하는 경우로 보고 론스타의 인수를 승인했다. 2012년에 금융위는 론스타가 산업자본이 아니라고 결론 내리면서 조건 없는 매각명령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 금융권 인사들이 론스타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