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SEC, '트위터 인수 조사 불응' 머스크 제소…"강제출석 요청"

머스크 트위터 관련 조사 응하도록 법원에 명령 요청
"처음에 조사 동의했지만 멀다면서 이틀전 불참 통보"
"이의 받아들여 장소·날짜 변경했음에도 증언 거부"
머스크 "이미 수차례 증언…정치적 이유로 권한 남용"
  • 등록 2023-10-06 오전 9:07:40

    수정 2023-10-06 오전 9:07:4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금융규제당국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트위터(현 엑스·X) 인수 관련 조사에 수차례 불응했다는 이유다. SEC는 법원 명령을 통해서라도 머스크를 증언대에 강제로 세우겠다는 복안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AFP)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관련 조사에 응하도록 명령해달라며 소장을 제출했다.

SEC는 지난해 머스크가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증권법과 공시의무를 위반했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5일 머스크에게 진술·증언을 위해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머스크는 응하지 않았다. SEC는 이후 머스크의 자택과 가까운 텍사스 사무실에서 증언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 역시 거부당했다. 결국 SEC는 법원 명령을 통해서라도 머스크가 강제로 조사에 응하도록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SEC는 소장에서 “머스크는 당초 조사에 응하겠다고 동의했지만, 출석 예정일 이틀 전에 불참을 통보했다. 샌프란시스코를 증언 장소로 지정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10월과 11월 다른 날짜를 포함해 텍사스에서의 출석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SEC는 머스크가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인 같은해 1월부터 트위터 주식을 매입해 지분 9.2%를 확보, 공시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미 증권법에 따르면 보유 지분이 5% 이상이면 10일 이내에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머스크는 작년 3월 24일까지 공시해야 했지만 4월 4일에야 지분 매입 사실을 알렸다.

이에 트위터 주주들은 지난해 5월 머스크가 공시 일정을 미뤄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면서 미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SEC도 이때부터 관련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트위터 주주들은 “머스크가 싼값에 주식을 매입해 1억 5600만달러의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변호사는 출석 거부 사유에 대해 “SEC는 이 잘못된 조사에서 이미 머스크의 증언을 여러 차례 받아들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머스크도 이날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이러한 기관(SEC)에 대한 포괄적인 점검이 절실히 필요하다. 개인적, 정치적 이익을 위해 규제 권한을 남용한 사람들에 대해 징벌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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