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SK스퀘어, 해외 반도체 공급망에 투자

신한금융그룹·LIG넥스원 등과 1000억원 공동출자해 TGC 스퀘어 설립
해외 반도체 투자회사…첫 투자는 ‘소부장 강국’ 일본 강소기업 검토
지정학적 리스크에 공급망 안정 필요성…해외 투자로 반도체 역량↑
  • 등록 2023-07-04 오전 10:02:36

    수정 2023-07-04 오후 7:39:42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관련 공급망 안정화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SK의 반도체·정보통신기술 투자 전문 기업 SK스퀘어(402340), 국내 대표 금융사 등과 손잡고 해외 유망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에 투자한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SK스퀘어, 신한금융그룹, LIG넥스원 등과 투자법인 ‘TGC 스퀘어(SQUARE)’에 약 1000억원을 공동 출자한다고 4일 밝혔다. TGC 스퀘어는 해외 반도체 투자를 위해 SK스퀘어가 설립한 투자법인이다. 다른 기업의 추가 공동 출자도 가능하다.

TGC 스퀘어는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한다. SK하이닉스 등의 안정적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첨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자국 중심의 생태계 조성이 이뤄지고 있는데 반도체 밸류체인(Value-Chain)을 강화하려면 반도체 설계, 생산, 패키징 공정별로 기술적 우위를 가진 소부장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해외 투자를 위해 TGC 스퀘어는 글로벌 톱티어(Top-tier) 반도체 기업의 전문가가 기술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반도체 자문위원회’를 운영하며 전문적인 투자심의 체계를 구축했다. 최우성 현 SK스퀘어 반도체 투자담당(MD·Managing Director) 겸 SK텔레콤 재팬 대표가 투자법인의 CEO(최고경영자)를 맡는다. 또 조희준 전 BNP파리바 일본법인 영업담당을 CIO(최고투자책임자)로, 미야모토 야스테루 전 크레디트스위스 부사장을 전문심사역으로 각각 영입했다.

TGC 스퀘어 법인은 SK ICT 관계사들이 운영 중인 미국·일본 등 해외투자 거점들을 적극 활용해 딜소싱-기술검증 단계에서부터 기술력이 우수한 해외 기업을 조기 발굴하고 공동 투자를 검토하는 등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첫 투자 대상으로 일본 반도체 강소기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조성된 투자금의 약 60%를 일본 소부장 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반도체 소부장 강자’로 꼽히는 국가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일본 반도체 투자 네트워크를 가동하며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사 A사 △친환경 반도체 부품 제조사 B사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사 C사 △차세대 반도체 소재 개발사 D사 등 잠재적 투자 대상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성장기업 투자 이후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다양한 밸류업(Value-up)도 실행한다. 가령 SK 하이닉스 네트워크 기반 사업·기술협력을 확대하고 향후 M&A(인수합병)와 IPO(기업공개)를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 강화를 목표로 일본 이외에 미국 등 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도 적극 발굴해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또 이번 해외투자와 별도로 국내 반도체 투자도 변함없이 진행한다.

최우성 TGC 스퀘어 CEO는 “글로벌 반도체 인사이트를 가진 SK 주요 관계사와 국내 대표 금융사 등이 해외 공동투자를 통해 국내외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를 확장하는 유의미한 프로젝트”라며 “글로벌 유수의 소부장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미래 반도체 기술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을 집약한 반도체를 만들려면 해외의 여러 기업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TGC 스퀘어를 통한 해외 투자는 반도체 생태계간 협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생산현장. (사진=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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